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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체의 공무직 호봉 산정 시 동일 직무의 민간경력 배제는 차별
□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창호, 이하 ‘인권위’)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직 근로자의 임금 산정 과정에서 현재 직무와 동일한 분야의 민간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행위가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2025년 10월 21일 이에 대해 ○○시장에게 시정조치를 권고했다.
□ 진정인은 피해자의 친인척으로, ○○도 ○○시(이하 ‘피진정기관’)가 공무직 근로자(환경공무관)의 호봉을 산정하면서 공공기관에서 근무한 경력만을 인정하고, 피해자가 민간 환경미화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은 인정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 이에 대해 피진정기관은 환경공무관의 호봉 산정이 내부 관리규정에 따라 공공기관·자체 근무경력·군 경력의 인정 기준만 명시되어 있으며, 민간경력 인정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환경공무관의 임금체계는 매년 기관과 근로자 대표 간 협의를 통해 결정되고 있다고 답변하였다.
□ 그러나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소위원회 위원장: 이숙진 상임위원)는 다음 과 같은 이유로 피진정기관의 조치가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 호봉은 근로자의 임금을 결정하는 핵심적 요소로서 근로조건의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용자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경력 인정 여부를 판단해 호봉을 책정하여야 한다.
○ 그러나 피진정기관은 공공기관·공공법인 근무경력의 경우 직무가 동일하면 100%, 유사하면 70%까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가 과거 피진정기관의 환경미화 용역업체에서 근무하며 수행한 업무 경력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피해자의 근무장소와 수행업무가 동일하지만 단지 민간용역업체 소속이었다는 이유에 근거한 것으로, 객관적·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 또한 피진정기관의 호봉산정과 관련한 내부 관리규정은 법률이나 조례와 달리 기관이 자체적으로 개정할 수 있는 훈령에 불과하며, 지방자치단체장인 피진정인은 고용 영역에서 헌법상 평등권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책무가 있다.
□ 이에 인권위는 공무직 근로자의 호봉 산정 시 동일 분야의 민간경력이 배제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피해자의 민간경력을 반영해 호봉을 재산정할 것을 피진정기관에 권고했다.
□ 판단
가. 판단기준
대한민국헌법 제11조 제1항은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및 같은 호 가목은 사회적 신분 등 19가지 사유 및 기타 사유로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과 관련하여 특정한 사람을 우대, 배제, 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나. 조사 대상 여부
이 사건 진정은 피진정인이 환경공무관의 호봉 산정 과정에서 공공기관 근무경력은 인정하면서 민간경력은 인정하지 않아, 피해자가 불리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안이다.
이는 고용영역(임금 지급)과 관련하여 이전 직장의 유형(공공?민간)을 이유로 한 불리한 대우에 관한 내용이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2019. 3. 11. 제5차 전원위원회에서 진정의 내용이 공권력 행사의 주체로 볼 수 있는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또는 구금시설에 의한 평등권 침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의 차별사유 및 영역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진정은 지방자치단체인 ○○시를 피진정기관으로 하여 제기된 것이므로, 차별사유나 영역 해당성과 관계없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대상에 해당한다.
다.
피진정인의 행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
경력인정 제도는 직무 수행에 필요한 경험, 지식 또는 기술을 보유한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과거 경력의 직무 분야와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가치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보수에 반영하는 것을 그 취지로 한다.
따라서 인사권자인 사용자는 경력 인정의 대상, 범위 및 정도를 결정함에 있어 원칙적으로 폭넓은 재량을 가진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사용자의 재량이 인사정책상 행위라는 이유만으로 무제한적으로 인정될 수는 없다.
호봉은 근로자의 임금을 결정하는 핵심적 요소로서 근로조건의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용자는 현재 직무와 이전 직무의 동일성 또는 유사성 여부 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경력 인정 여부에 따른 호봉을 책정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사항을 고려하여 이 사건 진정에서 피진정인의 행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피해자의 과거 경력은 피진정기관의 환경미화업무를 대행하는 용역업체에서 근무한 것으로, 이는 현재 피해자가 피진정기관 소속 환경공무관으로서 수행하는 업무와 동일하거나 최소한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피진정인은 피해자의 과거 경력에 대한 실질적인 직무 내용이나 수행 경험을 평가하지 아니하고, 근무지가 동일함에도 단지 이전 근로계약이 민간업체와 이루어졌다는 형식적 이유만으로 해당 경력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피진정인은 다른 환경공무관의 경우 이전 근무경력이 공공기관 또는 공공법인인 때에는 직무분야가 동일하면 그 경력을 100% 이내로, 동일하지 않더라도 70% 이내로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진정인이 피해자를 포함한 환경공무관의 민간경력을 일률적으로 배제한 조치에는 객관적이거나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피진정인은 이 사건 관리규정상 환경공무관의 민간경력을 인정할 근거가 없으므로 피해자의 민간경력을 인정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관리규정은 피진정기관의 훈령으로, 법률이나 조례와 달리 국회나 지방의회의 심의, 의결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피진정인이 자체적으로 개정할 수 있는 내부 규정에 불과하다.
더욱이 지방자치단체장인 피진정인은 고용역역에 있어 헌법상 평등권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책무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과거 호봉 산정 과정에서의 경력 인정 차별과 관련된 다수의 진정 사건들(07진차0000342, 21진정0811800 등 결정)에서, 사용자가 근로자의 과거 경력에 대한 실질적 분석 없이 단지 고용형태, 근무형태, 근무지 등 형식적인 요소만을 근거로 경력 인정 여부를 달리하는 행위는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왔다.
이와 더불어 피진정인들에게 해당 근로자의 호봉을 재산정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경력 인정 기준을 마련할 것을 권고해 온 바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을 종합하면, 피진정인이 피해자의 호봉을 산정함에 있어 민간경력을 배제한 행위는 이전 직장의 유형(공공, 민간)을 기준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고용 영역(임금 지급)에서 불리하게 처우한 것으로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에 따른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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