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역사의 순리를 거부하는가?백승종(역사학자, 전 서강대 사학과 교수)중종 14년 11월 15일 밤, 갑자기 대궐 안이 시끄러웠다.숙직하던 승지 윤자임이 허둥지둥 나가 보았더니, 영추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근정전에도 불을 밝혔고, 편전 바깥에는 화천군 심정 등이 앉아 있었다.승지들 몰래 중종이 대신을 불러들인 것이었다.왕은 대사헌 조광조와 그의 동료들을 잡아들이라고 명하였다.(실록)조광조 등은 영문도 모른 채 옥에 갇혔다.사흘 뒤 누군가는 이 사건의 실체를 조사해 이미 귀양길에 오른 조광조에게 일렀다.그에 따르면, 남곤과 홍경주 및 심정은 흉흉한 예언설로 중종을 불안에 빠뜨렸고, 사건 당일 밤 신무문을 통해 궐내에 들어와 중종과 함께 거사계획을 논의하였다.그런 다음 그들은 궐 밖으로 나왔다가 연추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