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적 지식인 리영희백승종(역사학자, 전 서강대 교수)1977년 11월 23일 아침 리영희(1929~2010)는 서울 변두리의 허름한 동네이발소에서 머리를 깎다 말고 갑자기 들이닥친 공안당국자에 의해 연행되었다. ‘8억인과의 대화’를 통해 당시에는 적대 국가로 간주되던 중국 사회의 실상을 객관적으로 깊이 탐구했다는 이유였다.그는 악명 높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여러 날 취조를 받았다.당국은 그에게 중국 공산당을 ‘고무 찬양’했다는 혐의를 씌웠다.리영희가 반공법으로 기소되던 날, 그의 모친은 세상을 떴다.죄수 아닌 죄수 신분이라 그는 자식된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평생 그는 총 5차례에 걸쳐 수감되어 1,012일을 감옥에서 지냈다.1969년부터 그와 독재정권의 불화가 본격화되었다.당시 리영희는 ‘조선일보’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