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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누리 웹진 제56호 회원의 붓

인권누리 2022. 5. 6. 17:21

유향선님의 블로그 이야기(1)

 

나희도와 백이진의 이야기가 있는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전주 촬영지 투어

“어, 어, 저기 한옥마을 같은데?” “거기 있잖아, 그 오목대 오르막길에 있는 집” “저기는 한벽굴 아닌가?...” 주말 밤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보면서 매회 전주의 촬영 장소를 맞추는 재미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동안 전주의 여러 곳에서 드라마나 영화 촬영을 하였으며, 최근 종영한 드라마 ‘그해 우리는’의 촬영 장소도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뜨거운 인기만큼이나 촬영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고, 드라마 촬영지 투어로 전주의 아름다운 장소를 담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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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vN방영/스물다섯스물하나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1998년 시대에게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청춘 청량로맨스로 김태리와 남주혁이 보여주는 케미는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또한 어렵고 아픈 시대를 살아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힘을 얻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랑한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전주촬영지는 전주한옥마을을 중심으로 1~2시간 이내에 투어가 가능합니다. 제가 선택한 ‘스물다섯 스물하나’ 전주촬영지 투어 코스는 (태양고)버스정류장 - 명진책대여점 - 이진이 신문배달 하던 길 - 희도네 집 - 한벽굴 - 아연슈퍼입니다.

태양고 버스정류장

출처: tvN 방영/ 스물다섯스물하나

하루에 두 번 피하면 나 상처받아


이진의 대사로 시작되는 장면에 나오는 <태양고 버스정류장>은 국립무형유산원 뒤편 산성2교입니다.

실제 버스정류장이 있는 것이 아니고 촬영시 설치해서 찍은 곳으로 정류장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지만, 뒤로 보이는 국립무형유산원 건물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명진책대여점

풀하우스 11권 나왔지?
이 코딱지 네가 붙인 거야?


이진이 아르바이트 하던 <명진책대여점>에서는 희도가 좋아하는 풀하우스 만화책을 가지고 티격태격! 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이곳은 소리방앗간이라는 음악작업실로 외관은 그대로이나,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어요. 살짝궁 안을 들여다보았는데요. 만화책은 없더라고요. 희도가 좋아했던 만화책은 없지만, 만화책을 사수하기 위한 희도와 유림, 이진과의 실랑이가 생각나는 곳입니다.

<명진책대여점>은 서학동예술마을에 있는데요. 서학동예술마을은 주민과 예술인들이 서로 아름답게 소통하는 동네로 마을을 걷다보면 예술작품들을 만날 수 있고, 아기자기한 예쁜 공방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진이 신문배달하던 길

한옥마을 10경의 그림이 함께 하는 골목에 들어서니, 이진이 쌩하고 자전거를 타고 내려올 것 같습니다.

모르지! 난 그냥 화를 내고 싶었어. 화가 나니까!


희도와 이진이 처음 만나는 곳은 희도네집 앞이죠. 신문배달을 하던 이진이 신문사절이라 쓰여 있는 희도네집에 신문을 넣으면서 오줌 싸는 소년이 다치게 되는데요. 엄마와 다툰 희도는 이진에게 화를 내면서 둘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입니다.

이곳은 개인 사유지라고 해요. 계단이 나무로 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면 계단 상태가 안 좋아지고, 수리도 어렵다며 사진 촬영은 계단 앞에서만 해달라는 주인의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무리한 사진촬영은 자제해야겠죠? 빨간 넝쿨장미와 담쟁이, 초록의 물결로 뜨거운 여름임을 짐작할 수 있는데요. 지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기에 그 계절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됩니다.

한벽굴

1화 따르릉 자전거 벨을 울리며 등장한 이진. 담쟁이덩굴이 터벌 벽을 감싸고 터널에 부는 바람 사이로 나타난 이진. 스르륵 거리는 자전거 페달의 작은 소리에도 집중하게 만들었던 장면의 이곳은 어디일까요?

2화 엔딩 장면에서는 엄청 신나고 행복한 수돗가 물장난 중에 도망치듯 희도와 이진이 손을 잡고 달려온 곳 ‘한벽굴’입니다.

희도와 이진의 웃음소리와 가쁜 숨소리에 한여름 밤의 아름다운 풍경을 저장하고 싶게 만들었는데요. “우 너의 향기가 바람에 실려 오네. 우 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다섯, 스물하나...”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 OST가 더해져, 심장을 죄어오는 듯한 설렘을 주었던 곳입니다.

희도가 말하죠. “이렇게 하자 앞으로 나랑 놀 때만 그 아저씨들 몰래 행복해지는 거야” “둘이 있을 땐 아무도 몰래 잠깐만 행복하자” 이진에게 전하는 진심이 담긴 이 말은 이진에게 큰 용기와 힘이 되었음을 알겠더라고요.

아연슈퍼

요즘은 이런 슈퍼 보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희도와 이진이 슈퍼 앞에 놓인 평상에 앉아 슬러시를 먹으며,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죠.

고유림 라이벌 되는 거

 

내 꿈은 심지어 저기 우주에 있었어


누군가는 꿈을 이루고, 또 누군가는 이루고자 했던 꿈을 접고 새로운 꿈을 찾아가기도 합니다. 희진과 이진의 모습은 물론 승완과 지웅도 함께 했던 아연슈퍼.

아연슈퍼는 운영되지 않는 슈퍼로, 방송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스물다섯, 스물하나로 달려가는 청춘들의 이야기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공간이 아닐까 생각되는 곳입니다.

전주 한옥마을과 인근 곳곳에서 순수하고 거침없는 대사를 내뱉는 희도와 부드럽지만 깊이가 느껴지는 이진의 눈빛을 보고 싶은 마음에 다녀온 촬영 장소들. 사부작사부작 걸어서 1시간 만에 끝낼 수 있는 ‘스물다섯 스물하나’ 전주촬영지 투어, 봄바람과 함께 걸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written by 유향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