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선물
뜻밖의 선물?
~ 제가 1층에 왔는데 사온 정관장만 드리고 가려구요^^;;;
내 눈을 의심했다. 땡그래진 왕눈으로 '아니 면회를 오시다니.'
혼잣말로 되내이다 폰을 들었다. 1층에 오셨다구요. 금방 내려갈게요.
설레는, 떨리는 면도를 서둘렀다. 한 송이 해바라기꽃도 그리 환하게 옷을 수 없다. 한 남자가 산중턱의 일송정처럼 듬직하게 곁에 서 있다. 임은정 부부와 환하고 따뜻한 악수를 나누고 1층 로비 찻집으로 갔다.
~ 목디스크 통증이 힘들다고 들었어요. 얼마나 힘드세요.
ㅡ 통증 때문에 잠을 못 잤는데 시술 후 통증이 많이 사라져 잠을 자요.
~ 잠을 못잘만큼 고통스러웠는데 이제 잠을 주무시니 다행이네요.
ㅡ 제가 세 차례 큰 사고를 당했어요. 미군기지 우리땅 찾기 평화대회에 참석해서 백골단 폭력에 목이 젖히는 사고를 당했어요. 30분 지나니까 목이 망부석처럼 굳어서 돌아가지 않는 거예요.
두번째는 서울시청 평화대회 참석차 올라가는 고속도로에서 4중 충돌을 당했어요.
세번쩨는 전주에서 농민주일미사 때 저를 괴롭힌 헛소문들 때문에 울먹이며 신자들의 기도를 바쳤어요.
미사 마치고 돌아오는 곰티재에서 신자들의기도 때 울먹인 이유를 함께 미사한 후배 신부에게 문자로 보내고 있는데, 꽝! 소리와 함께 경계석을 들이박고 코란도밴이 뒤집어져서 대롱대롱 매달리게 되었어요. 결국 폐차했죠. 졸음운전을 깨우지 못한 탓이죠.
그러기에 동지를 괴롭히는 비난과 뒷담화는 안 돼요. 그 때 제가 죽었으면 저를 비난하고 괴롭힌 사람은 간접살인을 한 것이 되잖아요.
임은정 검사님을 비난하고 괴롭히는 검사들이 회개해야 하는 이유죠. 생명과 평화의 현장에서 세 번 당한 사고로 목디스크, 불치병 후종인대골화증이 되었어요.
~ 병가를 받으셨으니 이번 기회에 잘 치료하세요.
ㅡ 여기까지 면회를 오셔서 제가 큰 위로와 용기를 얻습니다.
~ 정구사 신부님들과 명동에서 점심식사하고 시간을 냈어요
ㅡ 사실 요즘 우울증 비슷한게 종종 찾아와요.
벗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처럼 새만금으로 매향리로 지리산으로 삼보일배 등으로 생명과 평화를 위해, 농민과 자연을 위해 투신한 결과가 처지고 병든 몸만 남은 건 아닌가 하는,
그런 회의와 좌절이 쓰나미처럼 몰려올 때가 있죠. 후종인대골화증으로 반드시 누워도 좌로 누워도 우로 누워도 등짝과 어깨가 쑤시고 팔이 저려서 잠을 잘 수가 없을 때가 쓰나미처럼 우울증이 찾아오는 때죠.
~ 통증으로 잠을 못 주무실만큼 심한 고통을 잘 인내하셨네요.
ㅡ 제 고통이야 혼자 참아내면 되지만, 검찰 내부에서 박해를 받는 고통은 최악의 고통이잖아요.
자진사퇴하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텐데요. 없는 죄도 만드는 검사들의 계략에 얼마나 힘이 드시겠어요.
더욱이 동료 검사들에게 받는 비난과 핍박이니 더 힘들죠. 이 새끼들 욕설이 일상어인데, 미친 X이라는 욕은 물론이고 더 심한 욕도 듣고 있잖아요. 말 그대로 욕보고 있잖아요.
~ 그러게요. 욕보고 있네요.
~ㅡ 하하하하
~ 신부님은 몇 년 동안 잠을 못 잘만큼 고통을 당하셨지만, 저는 동료들에게 아주 쬐금 고통을 당해요.
그리고 지금은 맷집이 생겨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요.
무엇보다도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시고 지지해 주시니까 당당하게 제 길을 가고 있어요.
ㅡ 저도 임검사님처럼 한 번 잡으면 쭈욱 가요.
~ 저도 그래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죠.
ㅡ 블루베리 수확철에 조생종 중생종이 겹치는 시기가 있어요. 6시 새벽미사 후 블루베리 수확을 해요.
오후에 겨울 옷 입고 저온창고에서 택배 포장하고 우체국에 가서 택배를 붙여요.
그리고 새벽 2~3시까지 선별작업하는 날들이 있어요.
~ 저온창고에 두었다가 다음날 해도 되잖아요.
ㅡ 맥주가 냉장고에서 나오면 병에 물방울이 생기잖아요. 블루베리도 물방울이 생겨서 택배배송을 못해요.
그러니 새벽 2시고 3시고 선별작업을 마쳐야 해요. 새벽 두 세시까지 블루베리 따기와 택배와 선별을 하고 나면 입에서 옷에서 뭔 냄새가 나요.
~입에선 단내, 옷에선 쉰내가 나죠. 그 냄새가 가장 거룩한 향기가 아닐까요.
ㅡ 근데 더 무식한 것은요. 새벽미사부터 새벽 두 세시까지 작업하고 나면 목과 허리 통증이 심해져요. 진통제 한 알 먹고 자다가 왼팔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져요. 오른손으로 한참을 더듬거려 찾아요. 왼팔을 찾고 안도의 한숨을, "휴 찾았다" 쉬고 너무 힘드니까 또 자요. 그런데 이 사실을 주교님께 한 번도 얘기하지 않았어요.
~ 그렇게 몸을 상하면서까지 농촌과 공동체에 메달리지 말라하며 본당으로 발령을 내실까봐 말을 못하신거죠. 근데 무식하긴 무식하네요.
~ㅡ 하하하하
ㅡ 무식하면 용감하잖아요.
임검사님이 해바라기꽃처럼 환하게 웃는다. 기도와 격려의 힘이 긍정과 감사와 저항의 기적을 만든다는 걸, 꽃미소로 보여주고 있다.
내 마음에도 전염이 되어 긍정과 감사의 꽃이 피어났다.
ㅡ 근데 임검사님 기도발이 쌔던데요. 병원에 입원했어도 잠을 자지 못했어요. "오늘 밤 푹 주무세요. 제가 간절히 기도할게요."
임검사님과 통화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심한 통증 제발 후 처음으로 꿀잠을 잤어요.
~ 어머나 제가 직업을 바꾸어야 겠어요. 수면유도자로요.
~ㅡ 하하하하
~ 그동안 수고했다고 하느님께서 저를 신부님께 파견했잖아요. 격려와 위로를 드리고 오라고요.
ㅡ 맞아요. 임은정 검사님을 위로의 천사로 보내주셨네요. 감사하지 않을 수 없네요. 하느님 탱큐네요
~ㅡ 하하하하
~ 홍삼 드시고 영육으로 기운 차리세요. 신부님 퍼주기 선수로 알고 있는데, 홍삼은 안 돼요. 안 돼. 매일 한 포씩 드시고 인증샷 보내세요.
ㅡ 퍼주기 선수가 감시하기 선수를 어떻게 이기겠어요. 잘 먹을게요.
~ 맞아요. 감시하기 선수, 제가 부패한 검사들까지 감시하는 특급선수라는 것 아시죠.
~ㅡ 하하하하
서로 악수를 하고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환한 얼굴로 일어섰다.
이슬비 내리는 길을 두 부부가 나란히 걸어간다.
한없는 기도와 격려를 드려야겠다는 다짐이 마음 속 깊이 파고 들어 불타오른다.
ㅡ 정의와 평화의 예수님! 임은정 검사가 정의와 평화의 길을 당당히 가도록 뒷바라지 하기 위해 남편이 직장을 그만 두는 희생을 바치고 있는 이 부부와 가정에 축복해 주소서.
이 부부가 정의와 평화의 길을 지치지 않고 가도록 지혜와 용기를 주소서.
이 부부와 촛불시민이 함께 싸우는 검사와 판사와 언론이 개혁되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나라를 세우도록 촛불개혁의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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