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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추측만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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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성(원광대)
허리가 아파 고생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아팠지만, 최근 들어 통증이 심해졌습니다. 아무래도 이렇게 버티다가 병원에 가게 될지도, 병원에 다니다가 시술이나 수술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요즘 스트레칭을 하고 걷기, 매달리기, 일명 ‘거꾸리’라는 스트레칭 도구 등을 활용해서 통증을 줄여 봅니다.
허리 통증의 원인은 척추측만증과 협착증이라고 오래 전에 진단 받았습니다. 가끔 허리가 저리고 아프더니 최근엔 엉덩이와 다리까지 저리며 아파서 잠을 설칠 때가 많습니다. 수술을 하지 않을 경우 오랜 동안 이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뭔가를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병과 친구가 되어 지내는 것이지요. 병이 친구가 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운동이나 일은 자제해야 하고, 자세는 항상 바르게 잡아야 합니다. 무심코 흐트러지던 자세를 바로 잡아 세우며, “아! 이제 더 신경 써야겠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사람 몸이 아프고 보니 아파하는 세상도 남일 같지 않습니다.
윤석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내려지기 전에 쓰는 글이지만, 그의 탄핵 인용에 대해서는 추호의 의심이 없습니다. 현재의 헌법재판관 8명 모두 그의 계엄령이 위헌 부당하다고 결정할 게 확실합니다. 제 생각만 그런 게 아니고, 헌법학자 대부분의 의견입니다. 일부 곡학아세하는 일부 헌법학자는 기각 또는 각하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눈과 귀를 다 막고 사는 사람인가 싶다가도 한쪽으로만 눈과 귀를 열고 사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윤석열과 뜻을 같이하는 변호인단의 주장도 가관입니다. 내란 수괴 피의자의 목소리를 앵무새처럼 따라 합니다. 스스로 계엄령으로 인해 계몽되었다고 하고, 국회의원을 요원과 인원이라 말하며 요설을 늘어놓기도 합니다. 전국민 대상 청력테스트, 중국의 선거관리위원회 헤킹 조작설까지 온갖 희한한 음모론을 널리 퍼뜨리기도 합니다. 법과 양심에 따라 의뢰인의 권리를 옹호하는 것을 넘어는 선동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런 의뢰인 감싸기 놀이, 공작 놀이, 시간 끌기 놀이도 조만간 끝날 것이지만, 탄핵 인용 후에는 더 광분할 가능성도 있어 돌발 사태가 걱정되기도 합니다.
윤석열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40%를 오르내립니다. 여론조사가 잘 되었느니 잘못 되었느니 말이 많지만, 일단 공표되는 수치들을 보면 열 중 넷은 아직도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의 말을 믿고 싶은가 봅니다. 열심히 태극기를 흔들고, 공공연히 대학과 거리를 찾아다니며 야당과 헌법재판소 등을 박살내겠다고 합니다. 병이 든 건 맞는데, 이 정도면 중증의 심각한 수준입니다.
윤석열 탄핵은 헌법재판소에서 100% 기각될 거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미 헌법재판소를 가루 내겠다고 한 말과 100% 기각된다는 말 사이에는 모순이 있습니다. 판결도 전에 헌법재판소 무용론과 해체론을 주장한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탄핵 기각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말이 됩니다. 헌법재판관이 헌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 뭔가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들의 주장대로 따라 해야 속이 풀리는 사람들이란 뜻입니다. 인용도 기각도 결정되기 전부터 무용론과 해체론을 들먹이다가 기각이 되면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너무 편하고 이기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윤석열의 계엄과 탄핵 과정을 보면서 제가 허리 좀 아프다고 말하는 건 엄살도 이런 엄살이 없다 싶습니다. 정말 깊은 병에 걸려 신음하는 자들의 억지와 중증 확증편향을 몰라 봐서 미안할 정도입니다. 척추가 좀 내려앉고 좀 휘어서 허벅지와 오금이 저리는 것은 거꾸로 매달리고 몸을 비틀며 어떻게 해 볼 건데, 저들의 병은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척추측만증은 오랜 시간 적절하지 않은 자세로 반복적이고 습관화된 몸 쓰기에 원인이 있다고 합니다. 대충 편하게 앉아서 많은 시간을 보낸 탓입니다. 오래 누적된 뒤틀림이 결국 골격의 변형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이 증상을 개선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오랜 기간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운동하며 필요한 경우 외과적 시술이나 수술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한쪽에 치우친 병든 사회는 어디에 원인이 있을까요? 오랜 시간 성찰하지 않고 누군가의 입과 표정을 따라다닌 사람들의 의식에 생긴 왜곡이 모이고 모여 여기에 이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람 쉽게 바뀌지 않는다. ”는 말이 있습니다. 이들의 생각이 바뀌고 최소한의 정상 범주 안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과 외부적 지원 시스템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고 봅니다. 민주주의와 공화제의 위태로움을 경험하고 있는 이 때, 40%의 국민을 버리고라도 우리는 옳은 길을 가겠다고 하면 안 됩니다.
그들이 뒤를 돌아보고 비틀어지고 짓눌린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건전한 방식의 토론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자신들이 꿈꾸고 열망하던 자들의 추악함과 반사회적인 모습을 직시하는 것에서부터 사회병리현상의 치유는 시작된다고 봅니다. 그들이 당장은 진영논리에 휩쓸려 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에 환호했을지도 모릅니다. 다시 정신이 들어 맹목에서 출발하여 일탈로 이어진 길에서 돌아와야 합니다. 계엄과 탄핵의 교훈은 더 탄탄한 체질의 사회로 거듭나는 밑거름이 되어야 합니다.
척추측만증 치료를 위해 가장 마지막 수단이 수술이라고 합니다. 반사회성의 가장 마지막 수단은 공권력의 작동이라고 봅니다. 제 몸도 이 사회도 지금의 고통스런 시간을 약으로 삼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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