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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체류 재외동포 배제한 예술활동 지원사업, 국적에 따른 차별로 시정 권고 |
□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창호, 이하 ‘인권위’)는 2025년 9월 22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재단 대표이사와 한국○○○○○○○원 이사장에게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가진 장애인 외국국적동포가 예술활동 지원사업의 신청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 이번 사건의 진정인은 외국국적 재외동포(체류자격 F-4)이며 국내에 거주하는 발달장애 예술인 자녀를 둔 보호자로서, 자녀를 대리해 지난 12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재단(이하 ‘피진정기관 1’)과 한국○○○○○○○원(이하 ‘피진정기관 2’)이 운영하는 예술활동 지원사업에서 신청 자격을 국내 거주 내국인으로 제한하여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이다.
□ 이에 대해 두 피진정기관은, 각 지원사업은 국고보조금을 교부받아 추진되다보니 예산 범위가 한정되고, 이로 인해 내국인을 우선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외국인의 경우 내국인에 비해 사후관리가 어렵고, 사업의 안정적 추진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지원 자격을 제한했다고 답변하였다.
□ 그러나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소위원회 위원장: 이숙진 상임위원)는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피진정기관 1은 예술인 복지사업 수행기관으로, 해당 지원사업이 예술인의 직업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생활보조 성격의 사업이다. 또한 피진정기관 2는 장애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복지사업 수행기관으로, 해당 지원사업 역시 신진 장애예술인을 발굴?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 두 기관의 예술활동 지원금이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으로 추진되는 국고보조금 사업으로 일정한 재량이 인정되더라도, 심의를 통해 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지원 자격 자체를 내국인으로 제한하는 것은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동등한 조건의 예술인을 배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사후관리의 어려움은 내국인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 아울러, 외국국적 동포가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세금을 납부하는 사회 구성원임에도,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예술활동 지원 기회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없는 차별이다.
□ 이에 인권위는 피진정기관 1에는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가지고 예술활동증명이 가능한 외국국적 동포가 지원사업 신청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할 것을, 피진정기관 2에는 재외동포 체류자격과 장애등록증을 가진 외국국적 장애예술인이 지원사업 신청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할 것을 각각 권고했다.
□ 판단 가. 판단기준 대한민국헌법 제11조 제1항은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및 같은 호 나목에서는 인종, 출신국가 등 19가지 사유 및 기타 사유로 재화, 용역의 공급 및 이용, 교육?훈련과 관련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특정한 사람을 우대, 배제, 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5항은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받은 외국국적동포의 취업이나 그밖의 경제활동은 사회질서 또는 경제안정을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허용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술인 복지법 제4조 제2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예술인이 지역, 성별, 연령, 인종, 장애, 소득 등에 따른 차별 없이 예술 활동에 종사할 수 있도록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조 제4항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의 범위에서 예술인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과 활 동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나. 조사 대상 여부 이 사건에서 진정인은 피해자가 외국 국적을 이유로 예술활동지원금 신청 과정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차별사유를 ‘국적’으로 볼 수 있다. ‘국적’은 개인이 원칙적으로 선택할 수 있으나 통상의 경우 쉽게 변경이 어려운 것으로,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기타 사유로서 포섭되어 온 바 있다(국가인권위원회 19진정0862400·19진정0474900·18진정0822000 결정 등). 따라서 피진정기관 1, 2는 재화?용역의 제공 및 이용 과정에서 국적을 이유로 특정한 사람을 배제하고 있으므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대상에 해당한다.
다. 비교대상이 동일한 대상인지 여부 평등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같게, 다른 것을 다르게’ 취급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평등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차별을 주장하는 사람과 그 비교 대상자가 차등 행위의 대상이 되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집단에 속해 있어야 하고,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비교집단의 보편적?일반적인 측면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차별대우가 문제로 된 이유나 평등한 대우가 요청되는 구체적인 영역에 한정해 본질적으로 동일성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아야 한다(헌법재판소 2010. 3. 25. 선고 2009헌마538 결정 등). 따라서 피해자가 차별받았다고 주장하는 해당 사업별로 이를 검토하면 다음과 같다.
1) 피진정기관 1의 지원사업 참여대상과 관련하여 피진정기관 1은 예술활동증명 운영지침에 따라 예술활동증명을 완료한 자를 대상으로 예술인 복지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피진정기관 1이 수행하는 <신진예술인 예술활동준비금 지원사업>은 예술인의 생활을 보조하여 직업적 안정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예술활동증명을 완료한 예술인이라면 국적에 관계없이 참여대상 자격을 충족한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피해자는 재외동포 체류자격(F-4 비자)을 가진 외국국적 동포로서 예술활동증명이 가능하여, 관련법(예술인 복지법)상 자격요건에도 부합한다. 이에 따르면, 피해자를 국내 거주 내국인 예술인의 경우와 달리 보아야 할 특별한 사정은 없다고 할 것이다.
2) 피진정기관 2의 지원사업 신청자격과 관련하여 피진정기관 2는 장애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여 예술활동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장애예술인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한 복지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피진정기관 2가 수행하는 <장애예술 첫 지원사업>은 신진 장애예술인을 발굴하고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장애인등록을 마친 예술인이라면 국적과 관계없이 해당 사업의 참여에 있어 내국인과 동일한 신청자격 조건을 충족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피해자는 <장애예술 첫 지원사업>의 신청자격 조건인 지원사업 수혜 이력이 없는 예비 장애예술인에 부합한다. 인정사실 가항과 마항에서 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피해자는 국적만 다를 뿐 국내에서 장애인등록증을 발급받아 발달장애 예술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관련 지원사업 수혜 이력도 없다. 따라서 피진정기관 2의 지원사업 신청자격에서 피해자를 내국인 장애예술인과 달리 보아야 할 특별한 사정은 없다고 할 것이다.
라. 피진정인 1, 2의 차별적 처우에 합리적 이유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피진정기관 1, 2가 운영하는 예술활동 지원금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국고보조금 사업이다. 이러한 국가 보조금 사업은 수익적 행정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보조사업자인 피진정기관 1, 2에게는 한정된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원대상의 기준과 범위를 설정할 수 있는 일정한 재량이 인정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지원 자격에 해당한다고 하여 곧바로 지원금이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심의 과정을 거쳐 사업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는 지원자를 최종적으로 선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피진정인 1, 2가 한정된 예산 내에서 사업을 운영하여야 한다는 사정을 이유로 지원 자격을 내국인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동일한 조건을 갖춘 예술인을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지원 자체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므로 피진정기관의 재량권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행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피진정인 1, 2는 외국인의 경우 내국인에 비하여 사후관리(모니터링, 보고서 제출 등)가 어렵고 이로 인해 안정적인 사업 추진이 저해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내국인에게도 동일하게 발생할 수 있는 것이며,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빙자료 또한 제출되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주장은 외국국적을 가진 사람에 대한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편견에 기초한다고 할 것이다. 아울러 해당 예술활동 지원사업이 국고보조금으로 운영된다고 하여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예술인에게만 지급하여야 하는 성격의 사업은 아니라고 보인다. 피해자와 같은 외국국적의 동포도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소득세 등 각종 세금을 납부하여 국가 재정에 기여하는 사회 구성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예술활동 지원 가능 여부에 대한 심사의 기회조차 제공하지 않고 참여, 신청 단계부터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 이상의 사정들을 종합할 때, 피진정인 1과 2가 예술인 지원사업에서 피해자의 신청을 배제한 행위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가 규정하는 ‘기타 사유(국적)’를 이유로 한 재화,용역의 제공 영역에서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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