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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립합창단 지휘자 채용 시 민간 예술단 경력 배제는 차별 |
□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창호, 이하 ‘인권위’)는 2025. 12. 11. 지방자치단체가 시립합창단 지휘자를 채용하면서 현재 직무와 동일한 분야의 민간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시장(이하 ‘피진정인’)에게 시정조치를 권고했다.
□ ○○시 시립합창단 지휘자 채용에 응시하고자 한 A씨(이하 ‘진정인’)는, 피진정인이 채용 과정에서 응시자격을 ‘국공립 예술단 지휘자 경력 3년 이상’으로 제한하여 민간 예술단 경력자의 응시 기회를 불합리하게 배제하였다는 취지의 진정을 제기했다.
□ 이에 대해 피진정인은 시립예술단 지휘자가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예산 운용 등 지방행정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므로, 공공기관의 특성에 부합하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응시 자격을 국공립 예술단 경력자로 제한하였다고 답변하였다.
□ 그러나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소위원회 위원장: 이숙진 상임위원)는 시립예술단 지휘자의 업무는 합창단 단원 복무관리·훈련·공연 기획 총괄 및 공연 지휘로, 고도의 행정 전문성이나 공공기관 근무 경험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피진정인의 채용공고를 차별로 판단했다.
○ 인권위는 2015년과 2021년 ○○시 시립합창단 지휘자 채용 당시에는 응시 자격으로 공공기관 경력을 필수요건으로 제시하지 않았으며, 나아가 민간에서의 지휘자 경력이 국공립 예술단 경력에 비해 전문성이나 단원 관리 능력에서 부족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보았다.
○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장인 피진정인은 선량한 고용주로서 평등권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 이에 인권위는 피진정인이 시립합창단 지휘자 응시자격을 국공립 예술단 경력자로만 제한하여 민간 예술단 지휘자 경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피진정인에게, 시립합창단 지휘자 채용 시 채용 직무와 동일, 유사한 민간 경력자가 응시 단계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였다.
□ 판단 가. 판단기준 대한민국헌법 제11조 제1항은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가인권위원회법(이하 ‘인권위법’이라 한다) 제2조 제3호 및 같은 호 가목은 사회적 신분 등 19가지 사유 및 기타 사유로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과 관련하여 특정한 사람을 우대, 배제, 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나. 조사 대상 여부 이 사건 진정은 피진정기관이 시립합창단 지휘자 채용에서 응시 자격을 국공립 예술단 경력자로 제한함으로써 민간 예술단 경력자를 불리하게 대우하였다고 주장하는 사안이다. 이는 고용영역(채용)과 관련하여 이전 직장의 유형(공공, 민간)을 이유로 한 불리한 대우에 관한 내용이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2019. 3. 11. 제5차 전원위원회에서, 진정의 내용이 공권력 행사의 주체로 볼 수 있는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또는 구금시설에 의한 평등권 침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의 차별사유 및 영역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진정은 지방자치단체인 ○○시를 피진정기관으로 하여 제기된 것이므로, 차별사유나 영역 해당성과 관계없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대상에 해당한다.
다. 피진정인의 행위에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진정인은 민간 합창단 지휘자 경력 13년과 시립합창단 지휘자 경력 2년을 포함해 총 15년의 지휘 경력을 보유하여, 피진정기관 시립합창단 지휘자가 수행하는 업무와 동일하거나 최소한 유사한 성격의 직무 경험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피진정인은 진정인의 실제 직무 내용이나 수행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국공립 예술단 지휘자 경력 3년 이상’이라는 형식적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응시 자격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피진정인은 시립예술단 지휘자가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을 준수해야 하고 예산 운용 등 지방행정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므로, 공공기관의 특성에 부합하는 경력자를 선발하기 위해 응시 자격을 국공립 예술단 경력자로 제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공립기관 종사 경력자가 공공조직에 더 잘 적응하고 행정관리나 지방행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국공립기관 경력자라 하더라도 개인의 역량과 업무 경험은 다양하므로, 이들을 민간기관 경력자보다 시립합창단 지휘 업무에 더 적합하거나 유능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피진정기관은 2015년과 2021년의 지휘자 채용에서는 응시자격을 ‘국내외 음악대학 합창 지휘 또는 성악분야 석사 이상 학위소지자로서 최근 5년간 합창단 공연 지휘 실적 15회 이상이거나 국내외 합창단 지휘 경력 2년 이상인 자’로 하여, 공공기관 경력을 필수요건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피진정기관 시립예술단 지휘자의 업무는 합창단 단원의 복무관리와 훈련, 공연 기획을 총괄하고 공연을 지휘하는 것으로서, 그 직무 내용상 고도의 행정 전문성이나 공공기관 근무 경험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공공기관 경력을 채용의 필수요건으로 삼는 것이 정당화되기 어렵다. 나아가 피진정인은 피진정기관 시립합창단의 규모(지휘자 포함 49명)가 다른 국공립 예술단과 유사하므로, 대규모 예술단 운영에 적합한 인력을 선발하기 위해 유사기관 근무 경력자로 응시 자격을 제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진정인이 이전 근무하였던 ‘○○시 소년소녀합창단’ 역시 단원 43명으로 시립합창단과 규모가 비슷하고, 시립합창단보다 더 큰 민간 예술단(예: 한국남성합창단 150명, 화성시 소년소녀합창단 80명 등)도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민간에서의 지휘자 경력이 국공립 예술단 경력보다 전문성이나 단원 관리 능력에서 부족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한편 피진정기관은 인사권자로서 채용 과정에서 기관에 적합한 우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응시 자격 요건을 어떻게 설정할지 판단하고 결정할 재량권을 가진다. 그러나 인사권자의 재량은 무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더욱이 지방자치단체장인 피진정인은 선량한 고용주로서 평등권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책무가 있으므로, 채용 전형에서 해당 직무경력 보유자에게 공평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그럼에도 피진정기관이 응시 자격을 ‘국공립 예술단 3년 경력’으로 엄격하게 제한함으로써, 직무수행에 필요한 전문성과 역량과는 무관하게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응시 자체를 불가능하게 한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참고로 인정사실 라항과 같이 다수의 지자체는 시립합창단 지휘자 채용 시 응시 자격을 민간 영역까지 확대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예술인을 모집하고, 능력에 기초한 평가를 통해 선발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또한 피진정기관은 채용 전형에서 응시자의 직무경력서, 합창단 운영계획서, 지휘 동영상 등을 통해 직무 적합성을 평가할 수 있고, 시립합창단 연습지도와 지정곡 실기 과정을 통해 합창단을 통솔하는 관리 능력 역시 검증할 수 있다. 그럼에도 개인의 능력에 대한 실질적 평가 없이 단지 이전 근무기관이 민간 예술단이라는 이유만으로 응시 기회를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진정인은 이전 근무기관이라는 형식적 요소만을 이유로 응시 자격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직무 수행과 관련된 자격과 능력을 실질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공정한 채용 전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을 종합하면, 피진정인이 시립합창단 지휘자 채용 시 응시자격을 국공립 예술단 경력자로만 제한하여 민간 예술단 경력을 배제한 행위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전 근무기관의 유형(공공, 민간)을 기준으로 고용 영역(채용)에서 불리하게 처우한 것으로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에 따른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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