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I시대의 인권
|
|
정관성(원광대 강사)
여러 곳에서 AI에 대한 기대와 지원 방안 등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AI가 인간과 공존하는 시대는 다양한 가능성과 우려가 예상됩니다.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그럼 인간은 뭘 해야 하나?” “일자리가 줄어들면 인간은 더 쓸모 없어지는 거 아닌가?” 등이다.
인간의 쓸모, 인간의 역할, 인간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그래서 추상적인 인간보다 인간의 구체적 권리 “인권”에 대해 AI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2026년 1월 현재 대한민국의 인권 실태 중 가장 취약한 분야는 무엇인가?”
구글에서 제공하는 무료 AI 제미나이는 아래와 같은 답을 내놓았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복합적이고 심각한 취약성을 보이는 분야는 디지털 성범죄를 포함한 기술 매개 인권 침해와 이주민에 대한 제도적 차별입니다.
<기술 매개 성폭력> AI 기술(딥페이크 등)의 고도화로 인해 여성과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가 더욱 지능화되었으나, 이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구제할 법적·기술적 안전망이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주민 및 노동권> 외국인 계절근로자와 이주노동자의 비중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 체불, 열악한 주거 환경, 사회적 편견에 기반한 혐오 표현 등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네, 디지털 범죄의 심각성과 이주민 문제 심각합니다.
그들의 노동권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공지능도 잘 알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구체적인 인권의 문제는 없을까 싶어 다시 물었습니다.
“장애인 인동권의 문제와 노동현장에서의 산업재해 및 가혹한 근로조건이 더 심각하지 않아?”
제미나이는 다시 불과 몇 초 사이에 대답을 쭉 늘어놓습니다.
다 옮길 수는 없지만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장애인 이동권은 '기본권의 전제'가 무너진 상황”으로, “단순히 '이동'의 문제를 넘어 교육, 노동, 사회 참여라는 모든 기본권을 누리기 위한 '입구'와 같다”고 적절한 비유를 곁들입니다.
“수도권과 지방의 극심한 격차, 예산의 한계(2026년 장애인 정책 예산이 약 7조 4천억 원 규모로 편성되었으나, 국가 전체 예산 대비 비중은 약 1.02% 수준), 대기 시간 및 운영 효율 문제로 차량 대수뿐만 아니라 운전원 인건비 부족으로 인해 실제 가동률이 낮아, 이용자가 호출 후 1~2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산업재해 및 근로조건은 '일터에서의 생존권' 위기”로 “산업재해는 인권의 최우선 가치인 '생명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사안”이라고 합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사고 사망자가 449명에 달하며, 특히 건설업(42.1%)과 제조업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였고, “위험의 외주화, 이주노동자 가혹 행위” 등을 열거합니다.
심지어 개선 방향으로 “'처벌'을 넘어 '구조'의 변화”를 주장합니다.
“이동권 확보를 위해서는 특별교통수단 운영비를 전액 국비로 전환하여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와 상관없이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서비스를 누리게 해야 하”며, “노동안전을 위해서 2026년부터 시행 중인 '중대재해 관련 금융리스크 관리'처럼, 사고 발생 기업에 대해 대출 제한이나 보험료 할증 등 강력한 경제적 징벌을 가하고, 대신 소규모 사업장에는 안전 설비 보조금을 과감히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묻고 답하는 사이 AI가 가치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저와 다른 점이 있지만, 현실을 정리하고 그에 대해 근본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걸 보면 믿을 만한 구석이 많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안전한 노동환경”, “이주민의 인권”, “디지털 성범죄” 등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하고 아픈 부분을 짚어 내고 있습니다.
너무 간단하게 질문에 대해 답하는 걸 옮기며 평가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인간이란 존재의 효능감에 회의가 듭니다.
하지만 AI도 결국 인간을 위해 존재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켜주기 위해 활용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AI가 쉽게 말하는, 보편적 가치의 영역에 속하는 일들을 현실의 인간은 뒤로 미루거나 모른 체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많은 사람들은 앞으로 더 열악한 환경에 “인간”이 내몰릴지도 모른다고 걱정합니다.
당장 걱정할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인간다움의 회복”이 아닐지. 그게 AI시대의 인권을 지켜내는 첫걸음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