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누리 뉴스레터

웹진 제 26호 오동선 교사의 인권이야기

인권누리 2021. 10. 7. 10:01

권리의식은 저항하면서 만들어진다.

 

 

교권, 인권이라는 주제로 사람들(특히 교사들)을 대상으로 이야기하고, 강의 끝 무렵에 질의응답을 받다보면 사람들이 자주 묻곤 한다.

 

학교의 중심에 관리자가 있잖아요. 아무리 설득하고 토론해도 관리자가 움직이질 않아요.

권리의 내용은 이해하겠는데, 그럼 학교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나요.

어떨 땐 관리자보다도 동료교사를 설득시키는 게 더 힘들어요.

학교생활규정 개정하려는 노력을 하는데 오히려 학생들이 더 보수적인 결정을 할 때가 많아요.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르다. 실천하지 않는 지성은 죽은 것이다.

학교에서 누군가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거나 권리의 침해를 받았지만, 좋은 게 좋은거지 라는 관습(?)과 혼자 저항하는 두려움, 벌떡 교사로 찍힐지 모른다는 편견에서 쉬 자유롭지 못한 여러 생각에 발목 잡혀 그냥 혼자 쓰린 속만 부여잡고 가다보면 현실은 늘 반복될 뿐이다.

 

우리가 경험적으로 알듯이 권리의식은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싸우면서 생기는 것이지 하루아침에 머릿속에서 깨우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인권을 가르칠 때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인간으로서의 권리가 무엇인지 학습하게 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고 토론하고 투쟁하며 변화시키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인권과 자치(민주주의)는 동행하는 벗이다

 

교사로서 나의 불편함을 개선시키는데도 싸움이 필요하듯이, 학생들이 학교(교사)로 상징되는 권위에 불편함으로 저항 할 때 진지하게 검토하고 수용하는데도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인권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이기도하다.

권리의식은 저항하면서 그리고 싸우면서 만들어지고 커진다.

 

ps 타 지역에서 질문에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하니 " 선생님. 그건 선생님이 살고 계시는 전라도의 사회분위기가 민주적 역사의식과 저항적 문화가 자연스러워서 가능했던 거 아니었을까요?"

 

.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전라인민민주해방공화국이었던가?

 

권리는 지역과 상관없이 싸우면서 지켜지고 커진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