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입니다. 단풍의 아름다움과 인생의 무상함, 외로움과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차를 마시며 가슴 속 깊이 묻어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어떤 비밀이라도 나눌 수 있는 친구! 여러분은 그런 친구가 있으신가요?
[수냐와 함께 하는 행복연습] <37>은 속마음 119 친구 만들기 입니다.
속마음 119 친구란 마음에 빨간불(거센 분노, 비참한 감정들)이 들어와 긴급 경보가 울릴 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위기 상황에 119에 전화를 해서 도움을 요청하듯이, 마음의 위기 상황에 언제든지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마음에 빨간불로 긴급경보가 울리는 위기 상황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감정의 위기 상황은 인격 무시, 언어폭력, 사별, 이별, 갑작스런 병고, 억울한 일,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무기력해질 때 등 다양하게 많을 것입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지금 하는 일에 집중이 안 되고 부정적 감정에 압도되기가 쉽습니다. 이 때 감정을 억제하고 화를 참으면 병이 생깁니다. 인내(忍耐)의 참을 인(忍)은 몸에 칼을 댄다는 뜻입니다. 참는 것이 얼마나 해로우면 ‘칼을 대는 것’이라고 표현 했을까요?
감정을 억제하려고 애를 쓰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됩니다. 근육이 긴장되고 뇌에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아져서 심혈관 질환, 고혈압 등 건강이 나빠지고 성격이 거칠어지기 쉽습니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 내가 왜 이러지? 감정이 잘 다스려지지 않아~, 신경질이 나고 화가 나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원래 화내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경쟁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애쓰다보니 감정을 조절하는 뇌인 전두엽의 기능이 약해져서 분노조절이 잘 안 되는 것입니다. 성격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 자책감이 생길 수도 있는데, “자책하지 않아도 되요”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화가 나는 것은 개인의 잘못만이 아니니까요.
파울 페르하에허는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라는 책에서 신자유주의의 무한 경쟁이 괴물 같은 인격을 만들어낸다고 말했습니다. 쉼 없이 일해야 하는 상황, 시간 압박, 끝없는 성장과 경쟁, 물질만능주의라는 사회구조적 패러다임 속에서 욕망과 감정을 잘 조절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회구조적인 해결에 대한 문제의식과 함께 각 개인이 감정 다루기 기술을 습득해야 감정의 위기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감정의 긴급 경보가 울리는 상황에서 급히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 중 한 가지는 감정을 배설하기입니다. 누군가에게 감정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분노가 날개를 달아 날아가고, 상대방이 판단 없이 경청해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면 문제해결을 지혜롭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집니다. 인간은 자신의 감정, 생각, 가치를 함께 나누고 이해받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감정을 이해받고 인정받으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힘이 납니다.
과거에 지인이 언어폭력을 하고 제 배를 발로 찬 적이 있습니다. 한 번의 발길이었지만 저는 너무나 놀래서 한의원 가서 침을 맞고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 사람이 저에게 사과를 했지만 저는 비참한 심정으로 휘청거렸습니다. 명상을 하고, 산책을 했지만 화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수치감을 무릎 쓰고 친한 선배 언니에게 전화를 해서 울먹이면서 자초지종을 말했습니다. 선배 언니가 저의 말을 잘 들어줘서 위로가 되었고, 그 덕분에 활활 타는 빨간 불을 끌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제가 힘든 감정을 배설하지 않았더라면 그 상처가 계속 남아서 저를 괴롭혔을 거예요. 신뢰하고 전화할 수 있는 속마음 119 선배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자, 그럼 ~ 내 마음에 불이 났을 때 나를 구해 줄 <속마음 119 친구>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해요.
1. 속마음 119 친구 명단 작성 : 알고 있는 지인들 중 속마음 119 친구를 하고 싶은 사람(친구, 선배, 가족, 스승 등)을 생각해봅니다.
2. 라포 형성 : “밥 사줄게, 만나자!”라고 대화 신청을 해서 만납니다. 식사 후 차를 마시면서 친밀감을 형성합니다. 코로나로 대면이 어려우니 전화로 대화해도 좋습니다.
3. 사적인 일상생활과 감정 나누기 : 업무와 정보 중심으로 나누면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없어요. 너와 나의 개인적인 일상생활을 이야기합니다. 관심사, 기뻤던 일과 힘들었던 일을 나눕니다. 참 만남을 위해서는 속마음인 감정과 욕구(소망)나누기를 해야 합니다.
4. 아플 때 아프다고 말하기 : 자신의 몸과 마음이 아플 때 아프다고 말하는 연습을 합니다. 항상 씩씩한 모습만 보여주면 상대가 내 마음을 몰라서 나를 도와줄 수 없습니다. 안부 전화하기, 응원하기, 도움 요청하기를 연습합니다.
속마음 친구에게 감정표현을 하면 혈액순환이 잘 되고 마음이 자유로워집니다. 하늘 아래 어떤 마음이든지 모두 나눌 수 있고, 무조건 내 편인 친구를 만들어보도록 해요. 건강을 지키고 행복한 마음 부자가 될 수 있도록!
글 = 수냐 김연희(행복명상가, 예술심리상담전문가,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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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전북도민일보(http://www.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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