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인권역사문화유적지(48)
이번호의 역사유적지는 전주 치명자산 성지입니다.
전주시 완산구 바람쐬는길 89번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산은 예부터 승암산(중바위산)이라 불렸습니다. 산속에 천주교 순교자들이 묻힌 이후로는 치명자산 혹은 루갈다산으로 더 많이 불리고 있습니다.
이 산에는 1784(정조 8년)년 호남에 처음 복음을 전하고 선교사 영입과 서양 선진 문화 수용을 하다가 국사범으로 처형된 유항검(아우구스티노)과 그의 처 신희, 동정부부로 순교한 큰 아들 유중철(요한)과 며느리 이순이(루갈다), 둘째 아들 유문철(요한), 제수 이육희, 조카 유중성(마태오)등 일곱 분이 하나의 유택에 모셔져 있습니다. 이분들 가운데 다섯 분이 2014년 8월 16일 복자의 품위에 오르셨습니다. 이분들은 1801년(순조1년) 신유박해 때, 9월부터 4개월 여에 걸쳐 전주 남문밖(현 전동선당), 전주옥, 숲정이에서 처형되었던 순교자들입니다. 집안이 멸족되었지만 살아남은 노복과 친지들이 은밀하게 시체를 거두었으나 고향인 완주군 이서면 남계리 초남땅에 묻히지 못하고 들 건너 제남리 바위백이에 가매장 되었습니다.
그 후 1914년 4월 19일 전동 성당 보두네 신부와 신도들이 이 치명자산으로 모셨습니다. 해발 300미터의 산위에 순교자들을 모신 뜻은 세계교회가 ‘진주 중의 진주’라고 찬탄하는 동정부부순교자의 순결한 신심과 고매한 덕행, 그리고 숭고한 순교정신을 높이 찬양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치명자산 성지는 전라북도 지방 기념물 제6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순교자 묘 바로 밑에는 순교자들의 순교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4년 5월 9일 건립된 기념 성당이 있습니다. 그 아래 왼편에는 가파른 산길을 걸으며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십자가의 길이 있습니다. 오른편에는 전주교구 성직자 묘지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치명자산은 순교신앙을 가슴에 품고 있어 진리의 뜻을 세운 사람과 순교자들을 흠모하는 순례자들에게는 믿음의 고향이며, 기도공원으로 사랑받는 한국의 몽마르뜨(순교자산)라 칭하고 있습니다. 몽마르뜨는 불란서 파리 북동쪽에 있는 표고 130m의 작은 언덕으로 순교의 언덕(mons martyrum)이라는 말에서 유래했습니다. 파리의 초대 주교였던 성인 디오니시오가 이산에서 순교하여 「순교자의 산」이란 뜻으로 「몽 데 마르뜨르」라고 불려 오다가 후에 「몽마르뜨」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이곳에는 1870년 독일과 교전으로 시련을 겪게 된 프랑스 국민들이 거국적으로 성금을 모아 건립(1910년)한 거대한 백악(白惡)의 아름다운 예수성심 대성당이 정상에 세워져 파리의 명소가 되었지만, 실을 유서 깊은 천주교 순교성지요 파리를 지켜주는 축복인 언덕인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치명자산」 또한 「전주의 몽마르뜨」라 부르고 있습니다.
치명자산 아래에는 2021년 10월 16일에 개관한 세계 평화의 전당 건물이 있습니다. 평화의 전당은 시민들을 위한 치유와 나눔의 공간은 또 다른 치명자산의 명소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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