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누리 뉴스레터

인권누리 웹진 제50호 전북 인권 역사 문화 유적지

인권누리 2022. 3. 31. 10:26

전북의 인권 역사 문화 유적지(52)

이번호의 인권역사문화유적지는 회문산 역사관입니다.
위치는 전북 순창군 구림면 안심길 249번지에 있습니다.
순창 회문산 역사관이 있는 회문산은 계곡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돌곳봉(577m), 회문산 정상(837m)이고 맨 뒤가 760봉입니다.
오른쪽은 거리상 앞에 있어 더 높아 보이지만 앞에서부터 차례로 깃대봉(775m), 천마봉(715m), 삼연봉(655m)으로 회문산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도에서 보면 사방이 산과 섬진강, 지천, 추령천으로 둘러싸였고 봉우리와 골짜기가 많아 예로부터 천혜의 요새라고 불렸습니다.
그 덕에 동학혁명과 조선말 의병활동이 근거지로 삼았고 한국전쟁 때는 빨치산 전북도당 총사령부가 은거해 오랫동안 토벌대에 저항한 곳으로 지리산과 함께 대표적인 빨치산 은거지입니다.

회문산 자연휴양림과 만일사가 갈리는 길에 회문산 전적비가 있습니다.
1953년 7월 휴전했음에도 회문산 일대는 국군 2개 사단이 주둔해 빨치산을 소탕할 때까지 1년도 넘게 순창 경찰서와 18전투 경찰대는 빨치산과 크고 작은 700여 차례 전투를 치렀습니다.
경찰 사상자만도 2,500명에 달했으며 낮에는 국군 토벌대가 진격해 빨치산에 협조한 민간인을 처형했고 밤에는 또 빨치산이 진격해 낮 동안 국군에 협조한 민간인을 처형하는 등 전쟁과 무관한 민간인 희생자만도 2,300여 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휴전 후 1년이 넘도록 군경과 빨치산과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회문산은 1993년 산림청 국립 회문산 자연휴양림으로 조성해 아픔을 씻고 있습니다.
각종 휴양 시설에 하루 최대 500명까지 회문산에 머물 수 있는데요.
머무는 장소가 바로 70년 전 빨치산이 훈련하던 곳이고 밥 짓던 곳이며 은신하던 곳으로 밤낮으로 주인이 바뀌는 숱한 전투가 있었고 피아간 엄청난 희생과 전쟁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민간인들이 국군과 빨치산에게 처형되었다는 것을 기억해 주길 바랍니다.

순창 회문산에는 역사관이 있습니다. 원래는 벙커 등 빨치산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사령부 전시실이 있던 곳이지만 2011년 역사관으로 신축해 회문산의 다양한 역사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원래 회문산은 조선시대 풍수지리의 대가 홍성문이 쓴 <회문산가, 回文山歌)>에서 회문산 정상에 24혈(穴) 명당과 다섯 신선이 바둑판에 둘어앉아 바둑을 두는 형국인 오선위기(五仙圍碁)가 있는데 그곳에 관을 보토해 묘를 쓰면 당대부터 발복하여 59대까지 갈 것이라는 예언이 있어 정상으로 가는 길 곳곳에는 수많은 봉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풍수지리 명당이 많다는 건데요. 사방이 물로 막혀있고 골짜기와 봉우리가 첩첩으로 쌓여있어 은신하기도 좋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김대건 신부의 동생 김난식과 조카 김현채로 천주교 박해를 피해 숨어든 곳이 회문산 자락이며, 조선말 최익현과 임병찬, 양윤숙 등 의병장의 활동 무대였고 동학 농민 혁명을 이끌었던 전봉준, 김개남, 손화중, 김덕명 장군들의 출생지는 물론 전봉준이 마지막으로 체포된 곳도 회문산 및 쌍치면 피노리였습니다.

회문산에는 조선노동당 전북도당 유격대 사령부와 정치훈련원인 노령학원, 세탁공장이 있었으며 순창, 남원, 정읍, 고창 등지로 국군과 경찰을 습격해 살인, 약탈, 방화를 일삼았습니다.
그 와중에 민간인의 재산 피해 및 인명 피해도 많았지만, 군경의 토벌로 대부분 수복되었고 쌍치면 등 미수복 지구는 여전히 조선 인민공화국이었다는데요.
어쩔 수 없이 빨치산에 협조하고 부역한 사람들은 국군에 의해 수복되면서 처형되고 다시 빨치산이 점령하면 국군에 협조하고 부역했다는 이유로 처형되는 등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곳입니다.

그중 국군에 의해 억울하게 죽은 회문산 주변 순창군민은 「2008년 하반기 조사 보고서 - 순창 지역 민간인 희생사건」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 2009) 등 자료에 의하면 순창읍 30여 명, 팔덕면 30여 명, 동계면 9명, 복흥면 30여 명, 쌍치면 180여 명 등 총 280여 명이며 대부분 농사를 짓는 농민이었습니다.
여성이 33.3%, 10세 이하 어린이가 8.5%, 61세 이상 노인이 25명, 장애인 4명 등 전체 희생자의 48.1%가 여성 및 노약자였다고 합니다.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과 역사적 가치가 있는 순창 회문산 역사관을 새롭게 재구성하여 학생들과 전북도민의 인권역사유적지 탐방지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