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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누리 웹진 제80호 전북의 인권 역사 문화 유적지

인권누리 2022. 10. 20. 17:36

전북의 인권 역사 문화 유적지(82)

이번호의 인권역사문화유적지는 완주 전북체육고등학교에 있는 김종두 추모비입니다.

고 김종두 군은 레슬링 선수로 2003년 10월 12일 전북체육고등학교 2학년 시절 제84회 전북체육대회를 앞두고 전북과 학교의 명예를 위해 훈련하다가 사망하였습니다.
2003년 10월 전북체고 레슬링부 김종두는 전국체전 출전을 앞두고 폭력과 무리한 감량으로 인한 고통과 자전거에 허리와 팔이 묶인 채로 달리기를 하다 쓰러졌습니다.
쓰러진 뒤에도 숙소까지 50미터 가량을 기어갔는데 당시 코치는 이를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결국 열흘 동안 자신의 체중의 18%를 감량케 하는 살인적인 감량과 인간을 자전거에 묶고 끌고 다니는 가혹행위 끝에 17세의 김종두는 어린 생을 마쳐야 했습니다.

성적이라는 유혹과 공명심에 눈이 멀어버린 어른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학생 김종두를 협박하고 학대했으며,
이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가혹행위에 의한 한 학생의 죽음은 결국 체육회와 학교에 의한 인권침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27도의 무더운 날씨에 땀복에 방한용 파카까지 덧입고 자전거에 허리와 팔이 묶인 채로 달리기를 했으며 쓰러진 뒤에도 숙소까지 50m 이상을 기어가야만 했다는 사실,
그리고 김종두는 이미 무리한 감량으로 인한 고통을 참지 못해 훈련에서 이탈했다는 이유로 코치로부터 구타를 당한 폭력의 일상화는 체육지도자들과 학교당국자들이 눈앞의 이익에 매달려 비인격적이고도 비인간적 방법으로 인권침해를 자행한 것입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체육계의 인권문제는 성적 지상주의에서 비롯됩니다.
운동선수를 인간으로 볼 줄 모르고 어린 학생선수들의 올바른 성장과 그들의 미래를 무시하는 체육계의 오래된 관행은 선수들을 성적을 내기 위한 기계로,
감독과 코치와 협회관계자의 자리보전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것입니다. 또한 상급학교로의 진학이 오로지 성적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는 점이 근본적 문제를 만드는 요인이었던 것입니다.
전국대회 3위 입상이 대학 진학의 전제가 되고 소속 학교의 장이나 감독이 진학의 결정권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선수들과 학부모들은 인권문제를 은폐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체육계의 구조적인 인권침해를 개선해야 하는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인권 보호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2005년 6월 8일 김종두 추모비건립추진위원회는 완주군 소재 전북체고 에서 추모행사를 갖고 추모비와 나무를 교정에 세웠습니다.
전북 체육계의 인권침해 예방을 위한 노력들이 지속되길 바라며 삼가 고 김종두 선수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