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친구 하나 있습니다.최종수(천주교 전주교구 신부)그런 친구 하나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 지고 힘들 때 위안이 되고 기쁠 때 먼저 소식을 나누고 싶고 우리의 세월이 늙는다해도 변치 않을, 하늘까지 영원할 친구들고구마 수제비 김치죽으로 끼니를 때우던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 정규중학교에 진학 못하고 한 해 두 해 늦게 고등공민학교를 다녔던 친구들초여름에는 옷에 박힌 보리가시로 살갗이 꺼끄런 보리를 베고 물쐐기 쏘이고 거머리 물어 뜯는 모내기 여름철을 보내고 가을엔 허리가 끊어질듯 벼포기를 베며 뒤쳐진 친구들서로 도와주고 땀방울 식히며 샛거리 나누고 동고동락했던, 대민지원으로 학교 운영비를 벌어야 했던 친구들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신 은사님들 어깨를 들썩이며 교복 소맷자락으로 봇물처럼 터진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