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의 붓 140

인권누리 웹진 제197호 회원의 붓

내란 가담 군장성에게 군사반란죄를 적용해야 한다 -그리고 내란 사태가 남긴 군개혁의 과제-서보학(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윤석열은 내란죄의 수괴검찰 특수본은 최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필두로 내란에 가담했던 군장성들과 경찰청장 등을 내란중요임무종사죄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구속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윤석열을 내란죄의 수괴로 적시하였다.한편 법원이 공수처의 신청으로 발부한 체포영장에도 윤석열은 내란죄의 수괴로 적시되어 있다.윤석열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40-50년 후퇴시켜 유신시대의 부활과 장기 집권ㆍ독재를 꿈꾸었던 망상가이다.유신시대가 어떤 시대였던가? 민주주의, 법치주의, 인권이 압살되고 공포정치가 지배했던 시대였다.군인들이 법기술자였던 검사ㆍ판사들과 합작하여 국민들의 생명ㆍ인권을 유린한 시대였다.자..

인권누리 웹진 제196호 회원의 붓

돛대가 부러진 나라, 미국백승종(역사학자, 서강대 명예교수)알림: 이 글은 2022년 1월 8일에 쓴 것이므로, 이미 낡은 글이라고 볼 수 있지요. 그런데 윤가가 일으킨 12.3 내란 사태가 실은 트럼프가 배후에서 획책한 미 의회 습격사건과 유사한 점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야기는 좀 달라집니다.윤가의 내란 사건은 박정희의 10월 유신과 전두환의 5.18 그리고 트럼프의 의회 습격 사건을 종합적으로 재구성한 사건이었습니다.역사가인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그러한 인식의 틀 안에서 아래 글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일년전이었습니다.2021년 1월 7일(한국시간)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수천 명의 성난 군중이 의회를 습격했습니다.그들은 의회 경비의 제지를 무력으로 돌파하고..

인권누리 웹진 제194호 회원의 붓

"이 순간 사랑이 가장 필요한 곳, 남태령에 진정 같이 서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김경호(법무법인유앤아이 변호사)종교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이들이 ‘종교’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사랑’ 혹은 ‘자비’와 같은 단어를 이야기한다.실제로 종교는 인류 역사 속에서 힘없는 자를 돌보고, 위기에 처한 이들을 보듬는 역할을 해왔다고들 말한다.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은 과연 어떠한가. 종교가 온전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의문이 남는다.“이 땅에 종교의 존재 의미는 사랑이 필요한 곳에 ‘가장 먼저’ ‘가장 강하게’ ‘가장 끝까지’ 사랑을 전하는 것이다.그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 바로 성직자인 것이다.”이 말처럼, 종교가 존재하는 이유는 누군가의 상처가 가장 깊고, 그 상처가 눈에 ..

인권누리 웹진 제193호 회원의 붓

왜 역사의 순리를 거부하는가?백승종(역사학자, 전 서강대 사학과 교수)중종 14년 11월 15일 밤, 갑자기 대궐 안이 시끄러웠다.숙직하던 승지 윤자임이 허둥지둥 나가 보았더니, 영추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근정전에도 불을 밝혔고, 편전 바깥에는 화천군 심정 등이 앉아 있었다.승지들 몰래 중종이 대신을 불러들인 것이었다.왕은 대사헌 조광조와 그의 동료들을 잡아들이라고 명하였다.(실록)조광조 등은 영문도 모른 채 옥에 갇혔다.사흘 뒤 누군가는 이 사건의 실체를 조사해 이미 귀양길에 오른 조광조에게 일렀다.그에 따르면, 남곤과 홍경주 및 심정은 흉흉한 예언설로 중종을 불안에 빠뜨렸고, 사건 당일 밤 신무문을 통해 궐내에 들어와 중종과 함께 거사계획을 논의하였다.그런 다음 그들은 궐 밖으로 나왔다가 연추문으로 ..

인권누리 웹진 제191호 회원의 붓

‘사회적 합의’가 깨졌을 때 -21세기의 동학운동을 구상하며백승종(역사학자)답답한 현실 ― 역사에 묻노라올해로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난 지 130주년이다.그 시절 여러 지역에서 수십만 명의 동학농민이 떨쳐 일어났는데, 온순하기만 하던 그들이 손에 무기까지 쥐고 항거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조선사회의 미덕인 상호부조라는 ‘사회적 합의’가 깨졌기 때문이라고 본다.동학농민혁명을 일으킨 우리 조상들은 농민이었고, 구체적으로는 소농들이었다.그들은 혁명을 일으켰으나 포악한 지배층을 상대로 개인적인 복수를 하지 않았다.대신 혁명 기간 내내 소농들은 유무상자(有無相資)를 실천함으로써 무언중에 새로운 세상을 제안하였다.즉, 재산이 넉넉한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이 서로 돕고 사는 세상을 만들고 있었다는 말이다.동학농민의..

인권누리 웹진 제190호 회원의 붓

> 송년홍(천주교 전주교구 장계성당)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 “사람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하느님이 주셨던 본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잃어버렸습니다.”(로마 3,23) 1. 숨겨진 것도 감춰진 것도 다 드러나기 마련이라더니 어둔 데서 꾸민 천만 가지 일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에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민심의 아우성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천주교 사제들도 시국선언의 대열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2. 조금 더, 조금만 더 두고 보자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이들조차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거두고 있습니다. 사사로운 감..

인권누리 웹진 제189호 회원의 붓

햅쌀밥정관성(원광대)지난 주말에 보니, 11월 10일이 되어서도 들판에 추수를 하지 않은 논이 있었습니다.나락은 황금색을 넘어 황갈색으로 변하는 중이었습니다.무슨 사연이 있는지? 만생종 중에서도 저리 늦게 추수하는 품종이 있는지 궁금했습니다.쌀이 귀하지 않은 시절인지도 모르겠습니다.집에서 밥을 거의 먹지 않아 집에 쌀이 떨어졌는지 모르고 있었다는 사람도 있더군요.요즘 집에서 밥 먹는 일이 즐겁습니다.햅쌀로 지은 밥은 윤기가 흐르고, 씹는 촉감도 탱탱하여 밥 먹는 즐거움을 느끼게 합니다.평소 근처 공공기관 식당에 들러 한 끼를 때우곤 했는데, 가을 들어서 집밥을 먹습니다.키우는 닭 모이를 줘야 하는데, 퇴근하고 가면 너무 어두워 잘 보이지 않습니다.닭장에 짐승이 뚫어 놓은 구멍이 있는지 봐야 하고, 모이에..

인권누리 웹진 제188호 회원의 붓

종교의 본질은 나눔입니다.최종수(천주교 전주교구)굿월드 나눔의 밤ㅡ종교의 본질은 나눔입니다.보광사 회주스님이 창립한 굿월드 자선단체 나눔의 밤이 열렸습니다.축사를 부탁받았습니다.“우리 만남, 인연은 우연이 아닙니다.세상의 만남 중에 우연은 없습니다.우리가 만날 확률은 논에서 바늘 하나 찾기가 아니라 한반도 두 배 반 텍사스 주에 십 원짜리 동전을 2미터씩 쌓고서 표시한, 동전 하나를 찾는 것과 같은 확률입니다.우리가 만날 수학적 확률은 신의 경지에 올라야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이렇게 기적적인 만남, 인연은 가족이라는 기초적인 연연을 통해 시작됩니다.굿월드에서 필리핀, 터키, 모로코에서 자선을 펼치고 있습니다.무엇보다도 아프리카의 굶주리는 아이들. 그 누구도 그 나라에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사람은 없..

인권누리 웹진 제187호 회원의 붓

민주시민의 역사 읽기백승종(역사학자, 서강대 명예교수)어느 인터넷 백과사전에서 “원균” 항목을 읽었다.고소설 이 절로 필자의 뇌리에 떠오른다.알다시피 착한 흥부의 모습을 도드라지게 만든 것은 놀부였다.사람은 누구나 오장 육부가 달렸다는데, 작품 가운데 놀부는 심술보라는 기관이 하나 더 달렸다고 한다.그래서겠으나 놀부는 사사건건 동생 흥부를 못살게 굴고 박해하였는 이야기고, 그럴수록 빛나는 것이 바로 흥부의 착한 마음씨였다.한국인이면 누구나 다 아는 도 구성면에서는 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콩쥐의 어질고 착한 심성은, 그와는 모든 것이 정반대인 팥쥐라는 인물의 언행으로 말미암아 선명하게 드러났다.이런 방식의 서사를 우리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의 소설이라고 한다.조선 시대는 도덕을 강조하는 유교(儒敎)의 전성기..

인권누리 웹진 제186호 회원의 붓

그런 친구 하나 있습니다.최종수(천주교 전주교구 신부)그런 친구 하나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 지고 힘들 때 위안이 되고 기쁠 때 먼저 소식을 나누고 싶고 우리의 세월이 늙는다해도 변치 않을, 하늘까지 영원할 친구들고구마 수제비 김치죽으로 끼니를 때우던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 정규중학교에 진학 못하고 한 해 두 해 늦게 고등공민학교를 다녔던 친구들초여름에는 옷에 박힌 보리가시로 살갗이 꺼끄런 보리를 베고 물쐐기 쏘이고 거머리 물어 뜯는 모내기 여름철을 보내고 가을엔 허리가 끊어질듯 벼포기를 베며 뒤쳐진 친구들서로 도와주고 땀방울 식히며 샛거리 나누고 동고동락했던, 대민지원으로 학교 운영비를 벌어야 했던 친구들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신 은사님들 어깨를 들썩이며 교복 소맷자락으로 봇물처럼 터진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