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의 붓 140

인권누리 웹진 제185호 회원의 붓

진령군의 역사 - 대통령 일가에 대한 국정조사 필요하다!백승종(역사학자)근현대사를 잘 아는 분이라면 진령군(眞靈君)이라 불린 무당도 기억할 것이다.그는 이씨 성을 가진 무녀로, 이야기는 임오군란(고종 19년, 1882)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명성황후가 충주로 피신해 불안을 떨치지 못하였는데, 그때 한 무녀가 찾아갔다.황후는 무녀의 신통력을 확신하고 도성으로 데려왔다.이후 황후는 몸이 불편할 때마다 이 무녀를 불렀고, 그러면 병세가 사라졌다고 한다(황현, ‘매천야록’, 1권).고종 20년, 무녀는 자신의 신통한 정체성을 주장했다.임진왜란 때 명나라 황제를 움직여 조선을 구원한 관우 장군의 딸이라면서, 부디 관우를 섬기게 관왕묘(關王廟)를 지어달라고 했다.그러자 황후는 북악산 아래 숭동(명륜동1가)에 관왕..

인권누리 웹진 제184호 회원의 붓

균형에 대하여정관성2023년 10월 7일. 이날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치세력인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하여 1,200여 명이 죽고 250명을 납치한 날입니다.하마스의 기습공격과 인질극으로 시작한 전쟁이지만, 결국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함으로써 팔레스타인측 사망자가 4만1870명에 이르게 되었습니다.하마스 대원을 색출하여 제거하겠다는 전쟁에서 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고, 사망자의 30% 이상이 어린이라고 합니다.게다가 가자지구의 6~23개월 영유아와 여성 96%는 일일 필수영양분 최소치를 채우지 못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이스라엘은 최근 이란, 레바논, 예멘 반군 등에 대한 공격 또는 공격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미국은 이스라엘에게 휴전을 권하면서도 이스라엘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인권누리 웹진 제183호 회원의 붓

인권 교육을 다시 생각한다조효제 (성공회대 명예교수)오랫동안 인권을 교육하면서 인권 교육이 무엇인지, 인권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 왔다.인권 교육을 정의하기는 어렵지 않다.인권 교육은 학습자에게 자기가 가진 권리에 대한 지식과 가치를 알려주고,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권리 보유자로서의 유능성을 함양시키는 것이다.그 과정을 통해 얻은 지식과 가치를 학습자가 자신의 가치관에 통합시 키고, 삶에 있어서 어떤 선택을 내릴 때 그것 을 불러내고 활용할 수 있다면 인권 교육의 목표가 달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인권 교육을 잘 받은 학습자는 스스로 자력화되고,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서 자신과 구성원들의 존엄과 평등을 증진시킬 수 있게 된다.더 나아가, 타인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는 것과 연관된 일을 하는..

인권누리 웹진 제182호 회원의 붓

가려 뽑은 여섯 명의 선비백승종(역사학자, 서강대 명예교수)가려 뽑은 여섯 명의 선비선비의 내면을 지배한 정신은 무엇이었을까? 외부의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는 선비의 꼿꼿함은 어디에서 유래한 것일까? 선비다움은 과연 무엇을 통해 어떻게 형성된 것이었을까? 쉽게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다.그러나 선비에 관해 말을 꺼낸 이상,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하나의 답을 찾기 위해 나는 여섯 명의 선비를 떠올렸다.그 첫째는 16세기의 역관 홍순언(洪純彦, 1530~1598)이다.그는 조선의 역관, 즉 통역관이었다.중인이란 특수한 신분이었다.선비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을 테지마는 그렇게 쉽게 단언할 일이 아니다.그의 언행에서 분명히 확인되었듯, 홍순언은 끊임없는 독서와 수양으로 자신을 연마한 선비..

인권누리 웹진 제181호 회원의 붓

먼지가 쌓인 길정관성(원광대 강사)가을비가 내립니다. 이 비가 내리고 나면 열대야가 끝나고, 폭염주의보도 더 이상 없을 거라고 합니다.“이번 여름 정말 더워 죽겠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농담처럼 “인도에선 50도가 넘을 때도 있었다던데?”라며 그래도 더 나쁜 상황을 생각하며 위안을 삼자 했습니다.아닌 게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번 여름처럼 더운 때가 없었는데, 이번 여름이 앞으로 올 여름 중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수도 있다.”는 더 현실적이며 우울한 말도 떠돕니다. 앞날이 캄캄해집니다.8월 말. 선배 한 명이 하늘나라로 갔습니다.원래 먼지였던 생명들이 먼지로 가는 것은 시간의 차이일 뿐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인간의 시간으로 보면 만 55세의 죽음은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올 1월 초..

인권누리 웹진 제180호 회원의 붓

별, 우리 후회하지 맙시다최종수(천주교 전주교구 신부)별우주에 피어난 꽃어둠 속에서만 보이는 빛별은 우주에만 피는 것일까빛은 어둠 속에서만 보이는 걸까새벽이슬 영혼에 피는 꽃불의한 세상을 밝히는 빛지구별에 파견된 천사세상의 빛으로 피어난 사람꽃세상의 빛바로 당신우리 후회하지 맙시다나그네 인생길에서후회는 없습니다 그 때 그걸 하지 않았으면지금 이렇게 살지 않을 것이다그 때 그렇게 했으면지금 이보다 나아졌을 것이다그 때 무얼 하지 않았더라면 그 때 무얼 했더라면 그런 후회해서 좋을 게 없다우리는 과거에도 최선의 선택을 지금도 최선의 선택을 할 뿐이다그러니 우리지난 일을 후회하지 맙시다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감사합시다지금 최선을 다하고지금 웃으며 행복하게 삽시다

인권누리 웹진 제179호 회원의 붓

문장에 대하여...백승종 (역사학자)문장에 대하여 ...문 1: 명문장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알다시피 조선 시대에는 뛰어난 문장가들이 많았다. 사육신 박팽년부터 시작해, 성종 때 성리학의 영수 김종직, 17세기 개성 만점의 지식인 허균, 조선 후기의 실학자 박지원과 김정희 등 누구나 이름을 다 아는 문장가들이 대대로 끊이지 않았다.그들 문장가에게는 다음의 세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고 보면 어떠할까. 첫째, 그들의 글에는 보편적 가치가 담겨있었다.사랑과 우정, 진리에 대한 갈망 같은 것 말이다.문장가들은 물질적 욕망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고 생각한다.그들은 정신적 가치를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긴 것이었다. 둘째, 명문장가는 개성적 문체의 소유자이기도 하였다. 누구는 간결한 문체를 선호하였고, 누구는 익살..

인권누리 웹진 제178호 회원의 붓

고 김시몬 신부를 추모하며최종수(천주교 전주교구 신부)생애적 인연이 되어준 아우님일본 크리스찬 작가 엔도 수샤쿠는 여러 차례 노벨문학상 후보로 올랐습니다.예수의 생애와 삶, 그리고 기독교사상을 주제로 한 소설, '침묵', '여자의 일생', '예수의 생애', '그리스도의 탄생', '바다의 독약' 과 여러 작품들이 있습니다.엔도 슈사쿠는 그의 수필집, '삶을 사랑하는 법'에서 이렇게 말합니다."인연에는 생활적 인연과 생애적 인연, 두 종류의 인연이 있다.생활적 인연은 조직이나 단체 등 생활을 통해 서로의 필요를 위해서 만난 인연들이다.그들은 서로의 정신세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생애적 인연은 단 한번을 만났어도 서로에게 강한 정신적 영향을 끼치고, 평생 동안 그리움을 남기는 인연이다.이런 인연은 그..

인권누리 웹진 제177호 회원의 붓

가을이 오는 길목정관성(원광대 강사)입추가 지나고 한참. 8월도 하순으로 접어드는 시점에 열대야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예년 같았으면, 낮에는 햇볕이 따가워도 밤이 되면 풀벌레 소리 들리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가을 냄새를 느끼던 때입니다.높은 습도와 열대야는 냉방기 소비를 늘려, 깊은 밤 에어컨을 크고 창문을 열고 자려면 사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실외기의 열기가 열린 창문으로 몰려오는 느낌입니다.용기를 내어 창문을 열고 선풍기에 의존해 자고 나면 낮에도 멍한 것이 제대로 잔 기분이 안 듭니다.몇몇의 일상이 아니고, 도시생활인 다수의 고통이 되어버린 지긋지긋한 고온과 열대야 풍경입니다.열흘 쯤 전에 참깨를 베었고, 이번 주말엔 무와 가을 채소 씨앗을 심을 예정입니다.벌써 파란 들판에 벼는 모두 이삭을..

인권누리 웹진 제176호 회원의 붓

-->[긴급성명] 차별과 혐오가 정당하다는 안창호 후보자의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내정을 강력히 규탄한다최종수(천주교 전주교구 신부)-->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5명의 최종후보 명단을 받았다. 한상희 교수가 사퇴한 후,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던 4명의 후보에 대해서 95개 한국시민사회단체는 지난 7월 30일,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서한에는 국가인권위원회 법과 국가인권기구의 성격에 비춰볼 때, 안창호 후보자와 김태훈 후보자는 차기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 되어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호소가 담겨 있었다.한국 시민사회뿐만 아니다.UN 최고인권대표 사무소 부대표와 UN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 역시 한국정부에 서한을 보내어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인권기구의 성격과 활동에 적합한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