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의 붓 142

인권누리 웹진 제136호 회원의 붓

핀란드에서 생긴 일 정관성 10월 하순에 핀란드로 출장을 갔습니다. 10월 22일에 출발해서 31일에 왔으니, 한 달의 3분의 1을 객지에서 보냈습니다.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숙소에서 취사가 가능하다는 말에 시골 아재답게 햇반 7개, 라면 10개, 참치 2캔, 돌김 자반 2봉지, 자르지 않은 김 1봉지, 김치 약 500g 등을 알뜰히 챙겨 갔습니다. 준비한 것들은 객지에서의 매일 아침 식사와 일부 저녁을 책임져 주었습니다. 같이 간 직장 후배들의 아침을 챙겨주며 뿌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핀란드의 도서관, 문해력 증진 기관, 헬싱키도서전, 대형 서점 등을 다니며 나름 소중한 시간을 잘게 썼습니다. 발트해에 연한 핀란드는 대체로 구름이 두껍게 하늘을 덮었고, 바람이 차가운 날도 있었고, 눈이 오는 날도..

인권누리 웹진 제135호 회원의 붓

"소년들" 영화를 관람한 소감 전준형(인권누리 운영위원장) "소년들"이라는 영화를 관람하였다. 영화는 1999년 2월에 발생한 삼례 나라슈퍼 강도 살인사건의 억울한 소년들 이야기를 다뤘다고 엄청나게 홍보하였다. 이 사건의 진실에 대해 나름 알고 있기에 이 억울함을 세상에 맨 처음에 알린 박영희 여사님과 당시 언론 기자인 손우기씨와 백병걸 교수님과 함께 관람을 하였다.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줄여서 삼례사건)은 1999년 2월 6일 새벽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의 나라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 사건이다. 3명의 강도가 당시 잠들어 있던 박 씨와 아내 최 씨, 장모 유 할머니를 위협하여 테이프로 묶은 뒤 금품을 훔치고 달아났는데 이때 77세였던 할머니는 질식사에 이른다. 사건 발생 9일 만에 인근에 살고 ..

인권누리 웹진 제134호 회원의 붓

이태원 참사 1주기에 부쳐 송년홍 신부 사람다움을 지켜주는 둑이 터졌으니 “울음소리와 애끊는 통곡소리. 라헬이 자식들을 잃고 운다. 자식들이 없으니 위로도 마다한다.”(마태 2,18) 1. 생명보다 더 소중한 무엇이 있는가? 한 사람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우주이니 사람은 누구나 존엄하고 존귀하다. 성경은 사람을 두고 하느님의 모상을 지니고 하느님의 사랑을 가진 존재라고 말한다. 젊은 목숨들이 참변을 당하고 저 세상으로 떠난 지 벌써 1년이 되었다. 일상에서 안팎으로 시달리고 억눌리던 청년들이 모처럼 해방감을 맛보기 위해 여느 해처럼 이태원 지구촌축제에 나갔다가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 2. 희생자들을 기리는 합동분향소가 마련되었다. 그런데 얼굴들이 없었다. 심지어 이름 석 자조차 밝히지 않아 누가..

인권누리 웹진 제133호 회원의 붓

말하기와 정치하기 정관성 “어? 저놈들 또 지*하네!” 뉴스를 보다가 문득 입에서 튀어나간 말이었습니다. “어? 아빠도 욕하시네?” 아빠의 흥분과 욕설을 듣고 아들의 말이 이어졌습니다.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안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 앞에서 욕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평소 했지만, 거짓말쟁이 장관 후보를 두둔하며 자기들 편리한 대로 이말저말 갖다 붙이는 정치인들의 행태에 그만 욕이 나오고 말았습니다. 욕과 거친 말도 하다 보면 느는 습관이란 경험을 하곤 합니다. 중학교 다닐 때, 절대 욕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욕을 하지 않으며 생활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착하고 성실한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더군요. 다른 이유들도 있었겠지만, 말하기를 고치려고 노력하자 친구관계와 사제관계가 좋아지더군요. 고..

인권누리 웹진 제132호 회원의 붓

수냐 행복연습, 명상 수냐 sunya 김 연희 오래신은 신발 너덜너덜 떨어졌네 그러나 나에게는 아주 편안하고 좋은 신발 누가 보면 왜 떨어진 신발을 신지?라고 안타까운 판단을 할지라도 나에게는 가장 좋은 신발 대학시절 오빠가 신발가게를 했는데 그 때도 나는 너덜 너덜 낡은 신발을 좋아했네. 아버지께서 아니 너는 왜 떨어진 신발을 신고 다니냐~? 고 하셨지. 나를 편안하게 해준 고마운 신발 나를 어디든 잘 데리고 다닌 고마운 신발 발을 다치지 않게 해준 고마운 신발 뜨거운 열기, 차거운 냉기로부터 발을 보호해 준 고마운 신발 마음의 산란함을 다스리기 위해 산책할 때 함께 한 신발 건강을 위해 산책할 때 함께 한 신발 내 인생의 역사와 함께한 신발 이 세상에 그대가 없다면 나는 괴로웠으리 ! 언제나 나와 함..

인권누리 웹진 제131호 회원의 붓

“신부님 등 돌리세요.” 최종수 신부 “신부님 등 돌리세요.” 일요일 새벽 형님 스님이 자전거를 타자고 합니다. 지금 가면 해는 솟아올랐지만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합니다. 안전모와 선글라스를 챙겨줍니다. 저는 안장이 낮은 전기자전거를 타고 형님은 일반 자전거를 타고 출발합니다. 영랑호 자전거 길을 따라 갑니다. 호수의 아침 풍경을 보며 달리는 자전거도 행복합니다. 오르막을 숨 가쁘게 올라갑니다. 자전거 전용길을 따라 자전거가 달립니다. 파도소리가 귓전을 울리는 해변 길을 형님 스님과 아우 신부가 달립니다. 엄마 닭을 따라 가는 병아리처럼 형님 뒤를 따라 신나게 달립니다. 갯바위가 있는 곳에 잠시 쉽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 갯바위로 갑니다. “뭘 좀 잡았습니까?” 형님 스님이 상냥하게 낚시꾼에게 말을..

인권누리 웹진 제130호 회원의 붓

우생마사(牛生馬死)와 학여역수(學如逆水) 정관성 제19회 아시안게임이 한창입니다. 축구 경기에 나오는 이강인 선수를 보고 환호하며, 우리나라 선수끼리 결승전을 하는 광경도 보게 됩니다. 눈이 호강하고 있죠. 딱히 보고 싶던 프로그램도 없던 차에 각본 없는 실전을 관전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스포츠가 국민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사이 걸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아이들에게 물었더니, 운동선수 부모님, 방송국 사장, 열심히 운동하고 TV에 나오게 된 선수들 등 여러 사람을 댑니다. 그분들 모두 제철을 만나 마음껏 응원하고 국민들의 응원을 받으니 가장 좋아할 사람들이 맞습니다. 스포츠와는 직간접 인연이 별로 없지만, 분위기를 가장 즐기는 사람들은 정치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구질구질한 ..

인권누리 웹진 제129호 회원의 붓

인생은 사랑의 발자국 최종수 신부 한강 발원지 태백에서 보광사로 갑니다. 어제 하루종일 내리던 비가 여전히 내립니다. 산 사이로 피어나는 안개가 아름다운 휴양을 보여주는 것처럼 차창을 스쳐 지나 갑니다. 고속도로 전기충전소 기계가 비 탓인지 3대 모두 작동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음 휴게소까지 불안해서 남강릉 IC에서 나왔습니다. 물어물어 강남동 주민 센터에 갔습니다. 어렵게 찾은 충전소는 택시가 충전 중이었습니다. 30분 가까이 기다렸다가 충전을 했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국도를 타고 속초로 향합니다. 보광사 회주 스님께 인사를 드리자 잘 왔다며 반갑게 맞이해 주십니다. 사무국장님과 짐을 내려도 되는데, 회주 스님이 짐을 방까지 운반해주십니다. 회주 스님 도량의 품이 얼마나 넓으신지, 감사의 마음이 저절로..

인권누리 웹진 제128호 회원의 붓

대원관(사랑과 친절 명상, 자비명상) 수냐 김연희 대원관(사랑과 친절 명상, 자비명상)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를 보살펴주어야 할 공동체임이 확연합니다. 나만의 행복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자연까지도 모두가 함께 행복해야함을 더 절실하게 깨닫습니다. 행복한 개인, 행복한 공동체, 행복한 사회를 위해서 자리이타적 삶의 목적 가치관 정립과 사랑과 친절, 자비심을 키운다면 인류의 미래는 밝아질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행복이라는 자리이타적 목적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 관계갈등, 불평등, 환경문제를 해결해나가는데 절체절명으로 중요합니다. 개인이기주의, 가족이기주의, 민족이기주의, 사람이기주의등 이기심은 개인의 고통과 관계갈등, 불평등, 환경문제 등의 다양한 문제의 원천입니다. 존 롤즈는 [정의론]에서 불..

인권누리 웹진 제127호 회원의 붓

책 쓰기와 삶의 방식 정관성 공중에 흩어져 있던 수증기가 모이면 구름이 됩니다. 구름은 비가 되고, 빗물은 강물이 되어 바다로 갑니다. 너무 흔한 이야기지만 이 현상이 지금의 지구라는 행성을 생명의 땅으로 만들었습니다. 비가 긴 세월 내려서 불덩이 같은 땅을 식혔고, 비가 흙속의 무기물을 들춰낸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도 과학자들은 다른 외계생명체가 존재할 만한 곳을 찾을 때 가장 먼저 “물”이 있는지 여부를 탐색합니다. 그만큼 물이 생명활동에 중요한 요소라고 봐야겠지요. 물은 수증기의 결합된 양식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양식은 얼음이 되기도 하고, 공기 중으로 스며든 습기가 되기도 합니다. 다른 물질도 비슷하지요. 과학시간에 배운 기화, 승화, 액화 등이 같은 물질의 형태 변화와 관련된 말들이지요. 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