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의 붓 140

인권누리 웹진 제124호 회원의 붓

이것이 인간인가 “사랑으로 행동하는 신앙이 중요합니다.”(갈라 5,6) 송년홍 1. 고달픈 여름 폭염경보가 울려도 하던 일을 차마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푹푹 찌는 논밭에서 진땀 흘리는 농부, 세상의 삼시 세끼를 짓느라 뜨거운 불을 지켜야 하는 살림꾼들, 땡볕 아래서 집 짓는 건설 노동자들과 밤늦도록 이고 지고 나르느라 고달픈 택배 노동자들, 사람들 모르게 사람들이 쏟아낸 쓰레기를 치워주는 청소 노동자들. 어디 그들뿐이랴. 궂은일이라고 해서 마다않는 저 엄숙한 수고와 헌신 덕분에 지글거리는 대지 위에서 우리는 가을에 거둘 열매들을 키우고 있다. 아무도 혼자 힘으로 살지 못한다.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상호부조 덕분에 인생의 멍에는 편하고 짐은 가볍다. 그런데 혈세의 집행자인 대통령 윤석열은 사람..

인권누리 웹진 제123호 회원의 붓

우리 들꽃처럼 최종수 들판에 수없이 많은 꽃들이 피었다가 사라집니다. 세상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태어났다가 들꽃처럼 사라집니다. 꽃들은 바람이 움직이는 대로 자신을 맡깁니다. 바람이 운명 지워준 땅에 뿌리를 내립니다. 인간이 뿌려준 땅에 싹을 틔웁니다. 주어진 땅에서 그저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그 꽃들처럼 사람들도 그렇게 살아갑니다. 푸른 지구별에 우리를 뿌려준 그 분의 손길에서 꽃들과는 달리 움직이며 살아갑니다. 지구가 태양의 도는 것처럼 인간도 지구를 돌아다니며 살아갑니다. 이 모든 꽃들도 인간도 신의 축복입니다. 예수님은 종종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시고 저녁때가 되었는데도 혼자 거기에 계셨습니다. 들꽃은 꽃으로 신에게 기도합니다. 들꽃은 열매로 감사를 드립니다. 들꽃은 씨앗을 땅에 묻음으로서 자..

인권누리 웹진 제122호 회원의 붓

고추밭에서 정관성 지난 일요일 고추를 따러 밭에 갔습니다. 섭씨 36도를 오르내리는 기온이 좀 누그러질까 싶어 오후 4시에 밭에 갔습니다. 고추를 10분이나 땄나? 주변이 후두둑후두둑 요란해졌습니다. 얼른 따던 고추포대를 들고 창고용으로 쓰는 비닐하우스에 들어갔습니다. 비는 멈출 기색이 없이 더 요란하고 세차게 내렸습니다. 언제 태양이 온 천지를 다 말려버릴 듯이 타올랐나 싶을 정도로 거세게 내리는 비가 고랑에 물을 흐르게 하고, 천지를 질퍽하게 적시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려도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요즘 고추를 따면 비료포대로 한 포대 정도를 따는데, 집에서 말리기엔 버거운 양입니다. 김제에서 농사를 짓는 누나 집에 건조기가 있어 건조를 부탁하고 있습니다. 일요일이 다 가는 시간, 그..

인권누리 웹진 제121호 회원의 붓

望八(팔십을 바라 보게)되니까 글_소설가 김훈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벗들한테서 소식이 오는데, 죽었다는 소식이다. 살아 있다는 소식은 오지 않으니까, 소식이 없으면 살아 있는 것이다. 지난달에도 형뻘 되는 벗이 죽어서 장사를 치르느라고 화장장에 갔었다. 화장장 정문에서부터 영구차와 버스들이 밀려 있었다. 관이 전기 화로 속으로 내려가면 고인의 이름 밑에 '소각 중'이라는 문자등이 켜지고, 40분쯤 지나니까 '소각 완료', 또 10분쯤 지나니까 '냉각 중'이라는 글자가 켜졌다. 10년쯤 전에는 소각에서 냉각까지 100분 정도 걸렸는데, 이제는 50분으로 줄었다. 기술이 크게 진보했고, 의전을 관리하는 절차도 세련되었다. '냉각 완료' 되면 흰 뼛가루가 줄줄이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서 나오는데, 성인 한 사람..

인권누리 웹진 제120호 회원의 붓

위대한 가족에게 드리는 기도문 -게리 스나이더 (미, Gary Snyder ; 1930 ~ ) 김연희 밤과 낮을 쉬지 않고 항해하는 어머니 지구에게 다른 별에는 없는 온갖 거름을 지닌 부드러운 흙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해를 향하고 서서 빛을 변화시키는 이파리들과 머리카락처럼 섬세한 뿌리를 지닌 식물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들은 비바람 속에 묵묵히 서서 작은 열매들을 매달고 물결처럼 춤을 춥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하늘을 쏘는 칼새와 새벽의 말 없는 올빼미의 날개를 지탱해 주는 공기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우리 노래의 호흡이 되어 주고 맑은 정신을 가져다 주는 바람에게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우리의 형제 자매인 야생 동물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

인권누리 웹진 제119호 회원의 붓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 정관성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됩니다. 기온이 좀 내려가는 날이 있어도 끈적이는 땀은 여전합니다. 일 년 중 불쾌지수가 가장 높은 시절입니다. 비가 자주 내리고 기온도 적도와 가까운 나라 사람들은 짜증을 달고 살까요? 여러 나라를 가보진 않았지만 남쪽나라 사람들 나름 낙천적이고 순박하며 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덥고 습하면 ‘나 같으면 매일 짜증나고 싸울 거 같다’는 생각은 그야말로 ‘내 생각’일 뿐입니다. 환경과 주변 사람을 바라보는 ‘지금의 내 입장’은 얼마나 객관적이며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일까요? ‘내’ 판단은 항상 틀릴 수 있고, 이미 틀리고 있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인사 담당부서의 팀장을 맡고 있다 보니, 상반기 직원 평가를 준비하고 자료를 받아 점검하는 일을 ..

인권누리 웹진 제118호 회원의 붓

인권교육 제도화 현황 김철홍 지난호에 이어 지난 5월 지자체 인권교육의 발전방향에 대한 김철홍 인권교육연구소 대표의 발제문을 정리해서 차례로 전합니다. 1. 인권교육 제도화의 과제 1) 인권교육을 전담하는 인권교육 전문가 배치 공무원의 인권교육은 모든 공무원의 인권의식을 높이고 책무성을 견지하여 인권관점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역량을 강화해서 현재 광역지자체가 지향하는 인권도시, 인권행정을 실현하는데 핵심 동력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다층적인 목표와 다층적이면서도 역동적인 교육대상을 고려하고 다양한 교육방식을 검토하여 중장기적인 교육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매년 계획안을 수립하고 운영하며, 이를 모니터링하고 평가하여 개선방향을 도출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지역사회의 여러 기관과 단체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인권누리 웹진 제117호 회원의 붓

인권교육 제도화 현황 김철홍 지난호에 이어 지난 5월 지자체 인권교육의 발전방향에 대한 김철홍 인권교육연구소 대표의 발제문을 정리해서 차례로 전합니다. 지자체 인권교육의 발전과제 돛을 린 인권교육 배를 물에 젖어도 스며들지 않고 바람에 날려도 흔들리지 않으면서 동료들과 협과 응원해주는 여러분들의 눈길을 따라 항해를 하면서 ‘인권교육제도화’라는 흔적을 남겼지 가지 못다 이룬 꿈, 인권교육의 숙제가 남아 있다. ① 인권교육의 내실화 과제, ② 인권교육의 도화의 과제를 중심으로 세부과제를 알아보고자 한다. 지금은 자유시민으로서 권한과 역량이 약하지만 못다 이룬 꿈이 현실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후배들을 응원하고자 한다. . 인권교육 내실화의 과제 1) 인권교육 가이드 개발 보급 등 인권교육 질 제고 인권교육의 ..

인권누리 웹진 제114호 회원의 붓

인권교육 제도화 현황 김철홍 이번호부터 회원의 붓에서는 지난 5월 지자체 인권교육의 발전방향에 대한 김철홍 인권교육연구소 대표의 발제문을 정리해서 차례로 전합니다. 인권교육 제도화 현황 인권교육 영역과 주요대상 인권교육은 인권교육 영역에 따라 학교영역 인권교육, 공공영역 인권교육, 시민사회영역 인권교육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학교인권교육은 정규․비정규 교과과정 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학교 인권교육을 말한다. 즉, 영유아보육법 제2조의 규정에 따른 보육시설, 유아교육법 제2조의 규정에 따른 유치원과 초중등교육법 제2조의 규정 및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공·사립 각급 학교의 교육과정 일환으로 행해지는 인권교육을 말한다고 하겠다. 공공영역 인권교육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소속종사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인권누리 웹진 제113호 회원의 붓

비오는 날 마음 챙김 명상산책 김연희(인권누리 이사, 수냐 명상 치유센터장) 모처럼 비가 많이 내립니다. 비오는 날 마음챙김 명상산책을 나갑니다. 우산을 사야해서 오늘은 도심속 명상산책입니다. 옷이 젖을까 약간 염려되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내려놓으니 편안합니다. 우산을 챙기고 나갑니다. 의도 - 마음챙김을 하겠다는 의도를 갖습니다. 방법 - 몸과 마음의 현상을 판단하지 않고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비오는 날은 우산에서 떨어지는 빗소리를 기본 알아차림 대상으로 합니다. 자연스럽게 보이고 들리고 접촉하는 몸의 감각과 감정, 생각, 욕구도 알아차림을 합니다. 생각이 일어나면 알아차리고 빗소리 알아차림으로 돌아옵니다. 자연스럽게 공, 무상 등의 이치가 떠오르면 잠시 되새겨 봅니다. 감사명상, 자비명상으로 마무리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