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의 붓 140

인권누리 웹진 제112호 회원의 붓

5월의 일상 정관성 요즘 풀독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주말이면 밭에 나가서 일을 하고 있는데, 웃자란 풀을 뽑고 자르다 보니 팔, 다리, 목, 손, 심지어 몸에도 풀독이 올랐습니다. 요즘 밭에 나가는 재미를 붙인 아내도 풀독에 간지러워 밤잠을 설칠 정도였습니다. 긴팔, 토시, 장갑, 목수건 등으로 피부노출을 최대한 줄이려 노력하지만, 풀에 붙은 독성물질을 차단하지 못했습니다. 풀이 작을 때 제초제를 뿌렸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입니다. 제초제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터라 주말을 이용해 일하는 직장인의 입장에선 잠깐 풀을 뽑을 시간을 내지 못하면 밭은 온통 풀밭이 되어버립니다. 풀독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곤충의 탈피과정에서 발생한 섬유질, 풀이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분비하는 독성..

인권누리 웹진 제111호 회원의 붓

잠언시 -막스 에르만- 세상의 소란함과 서두름 속에서 너의 평온을 잃지 말라. 침묵 속에 어떤 평화가 있는지 기억하라. 너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서도 가능한 한 모든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라. 네가 알고 있는 진리를 조용히 그리고 분명하게 말하라. 다른 사람의 얘기가 지루하고 무지한 것일지라도 그것을 들어주라. 그들 역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으므로. 소란하고 공격적인 사람을 피하라. 그들은 정신에 방해가 될 뿐이니까. 만일 너 자신을 남과 비교한다면 너는 무의미하고 괴로운 인생을 살 것이다. 세상에는 너보다 낫고 너보다 못한 사람들이 언제나 있게 마련이니까. 네가 세운 계획뿐만 아니라 네가 성취한 것에 대해서도 기뻐하라. 네가 하는 일이 아무리 보잘 것 없더라도 그 일에 열정을 쏟으라. 변화라는..

인권누리 웹진 제110호 회원의 붓

회원의 붓 원고 최종수(무주성당 신부) “신기하네요” “사랑의 주파수는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들어요.” “단팥빵 좀 사오세요.” 20년 전 평화운동 현장에서 목을 다쳐 병원에 입원했을 때 만난 수녀님이 오셨다.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군산 이성당에 들려 빵을 사들고 오셨다. 무주구천동 입구에서 버섯전골을 대접하고 구천동 계곡을 갔다.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어사길 산책로를 걸었다. 다리 교각 귀퉁이에 병꽃나무가 꽃을 피웠다. 한 뼘도 안 되는 시멘트 땅에서 싹을 틔우고 자랐다. 생명의 신비, 기적이다. 새소리가 귀를 씻어주고 물소리가 눈을 씻어주었다. 계곡물소리 따라 걷는 숲길은 마음의 길을 넓혀주었다. 숲속 나무들의 연푸른 정기는 마음과 영혼을 말끔히 씻어주었다. 그래서였을까. 어느 가수는 산을 걷고..

인권누리 웹진 제109호 회원의 붓

20세기에 있던 일들 정관성 나이가 들어가나 봅니다. 자꾸 젊은 시절 저질렀던 철없고 부끄럽던 실수들이 떠오릅니다. 스물일곱의 추석날 저녁. 내일이면 서울로 가겠다고 시골 역에 가서 입석표를 바꿔오던 중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미리 두 장을 사 두셨는데, 한 장을 돈으로 바꿔오는 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한적한 시골길 오토바이를 타고 삼거리 좌회전을 하려고 멈췄습니다. 관광버스가 한 대 지나가고 아무 생각 없이 좌회전하다가 버스를 바짝 따라오던 승용차에 치여 오토바이 바퀴가 핸들과 1자가 될 정도로 틀어졌습니다. 승용차는 약 7~8미터 진행한 후 멈췄고, 오토바이 앞바퀴 브레이크에 찢겨 펑크가 난 상태였습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아마 그때 운이 나빴다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지 못할 것입니다...

인권누리 웹진 제108호 회원의 붓

미래사회의 방향 - 동체자비가 답이다. 김연희(인권누리 이사, 수냐 명상 치유센터장) 수냐 명상. 미래사회의 방향 - 동체자비가 답이다. 자비 명상은 그 자체로 욕심과 분노, 자신에 대한 집착적인 생각으로부터 벗어나는 좋은 방편입니다. 천주교, 기독교의 기도와 같은 원리입니다. 심리치료에서도 사랑을 보내는 기도가 치유 효과가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 나뭇잎을 따서 길에 하트 만다라를 만들었습니다. 한 잎 한 잎을 놓으면서 자신, 가족, 지인, 나라, 온 우주의 뭇 생명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하며 정성으로 위에 있는 자비명상을 했습니다. 이 길을 가는 사람에게도 행운이 깃들기를 기도했습니다. 마음이 경건해지고 좋았습니다. 정치인들, 각계 각층의 리더들이 특별히 자비명상을 하면 좋을 것입..

인권누리 웹진 제107호 회원의 붓

정의구현사제단 3차 시국선언문 《행동 없으면 죽은 믿음》 정의구현사제단 3차 시국선언문 《행동 없으면 죽은 믿음》 1. 광주대단지사건 1971년 8월 10일, 서울시의 무허가주택 철거 계획에 따라 경기도 광주군에 강제이주하게 된 주민 5만 명이 생존을 위한 투쟁을 벌였다. 줄곧 ‘폭동’, ‘난동’으로 불리다가 50년이 지나서야 ‘8·10 성남민권운동’이라는 어엿한 이름을 갖게 된 해방 이후 최초의 도시빈민투쟁이었다. 그 시절 없는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만고풍상의 현장에 서고 보니 마음이 무겁다. 갈수록 배부른 자들의 횡포는 모질어지고, 불운한 약자들은 하루하루 시들어 가고 있다. 광주대단지에 휘몰아쳤던, “이게 아닌데”, “이건 아니야”, “이렇게 살 수는 없어” 하던, 생존을 위한 ‘격정激情’이 다시금..

인권누리 웹진 제106호 회원의 붓

작물과 풀때기 정관성 봄비가 오락가락 합니다. 지난 일요일엔 임실과 완주를 지나오면서 대단한 폭우를 만났습니다. 처음엔 장맛비처럼 장대비가 오더니, 급기야 상당한 크기의 우박이 폭우와 같이 내려 자동차 와이퍼로 알갱이 있는 알로에주스를 훔치는 꼴이 되었습니다. 신기하다는 생각보다 밭에서 자라고 있을 나무와 작물이 걱정이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임실과 완주 상관에 내리던 폭우와 우박은 완주 구이를 넘어가는 터널을 지나자 완연한 다른 풍경으로 열렸습니다. 길이 바짝 말라 있고, 하늘에서 햇살이 비추고 있었습니다. 감자와 과일나무를 심어둔 텃밭에 갔더니 열흘 전 무서리에 냉해를 입었던 감자싹이 파랗게 다시 올라왔고, 사과나무, 복숭아나무, 자두나무 등이 꽃을 피우거나 지우며 열매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 우박이..

인권누리 웹진 제104호 회원의 붓

잔인한 계절 정관성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추억과 욕정이 뒤섞고/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마른 뿌리로 약간의 목숨을 남겨 주었다.(후략)” T.S. 엘리엇의 중 “Ⅰ죽은 자의 매장”이란 시의 첫 대목입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의 황폐한 유럽의 모습을 생각을 흐름에 따라 묘사했습니다. 죽어간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비가 내릴 것 같은 분위기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현대 역사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땅에서 이 시가 왜 그리 큰 공감으로 다가오는지 알 것입니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날은 4월 3일. 제주4.3항쟁 75주년입니다. 수만의 양민이 경찰과 군인의 총에 쓰러져간 처참한..

인권누리 웹진 제103호 회원의 붓

행복의 지도 저자 에릭 와이너 출판 어크로스 발매 2021.09.03. 행복찾아 떠난 여행 - 에릭 와이너 ​​ ​ ​ 행복의 지도는 동화 의 현대판? ​ 어릴 적 읽은 동화 가 생각나는 책이다. 틸틸과 미틸 남매에게 요술쟁이 할머니가 찾아와서 파랑새를 찾아달라고 한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모자를 주며 다이아몬드를 돌리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틸틸과 미틸을 다이아몬드를 돌려 여러 요정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함께 파랑새를 찾으러 떠난다. 추억의 나라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만나고, 밤의 궁전, 숲 속, 공동묘지, 행복의 정원, 미래의 나라를 찾아가며 파랑새를 찾으려 애쓴다. 파랑새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떠날 때마다 파랑새가 죽어있거나 색이 변해있거나 날아가 버린다. 틸틸과 미틸..

인권누리 웹진 제102호 회원의 붓

일본 훗카이도대학교 : 왼쪽-"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클라크동상 1. 사유 ​25년 전 일본 홋카이도대학교에서 교육임상심리학 석사를 공부했다. 첫아이 임신과 함께 히라가나, 가타카나도 모른채 육아휴직으로 동행한 남편 유학길...첫 아이 출산후, 일본어라도 제대로 하고 돌아가자고 잠깐씩 보육원(어린이집)에 맡기며 어학공부를 하던 중, 보육시스템이 집에서 혼자 기르는 것보다 더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어 석사과정에 들어갔고, 둘째까지 낳고 키우며 행복한 유학생활을 했다. 홋카이도 삿포로는 눈이 사람키 두배는 쌓인다. 하루종일 눈이 내린다 교육임상심리학은 말그대로 교육심리에 임상을 가미한 것으로, 학교 현장에 밀착하여 교사-학생, 학생-학생 등 관계에 얽힌 심리적 문제와 해결책을 고민하는 학문으로 당시, 일본..